농촌 취약계층 사회적 돌봄기능 점검해야

  • 입력 2020.03.08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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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든 것이 정지돼 버렸다. 대한민국 경제, 문화, 사회활동 대부분은 정지됐지만 불안감은 활개 치며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닌다.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불가능해진 현 상황 속에서 공포와 불안감은 사람들을 병들게 만들고 있다. 농촌의 피해상황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고 돌봄이 필요한 70대 이상 고령의 주민들이 처한 상황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농촌은 공동체문화가 살아있는 공간이다. 젊은 사람들이 거의 없는 농촌마을에는 대부분 고령층만 남아 서로를 의지하며 챙기고 생활한다. 고령층은 마을회관과 노인회관에 모이는 것이 일상이었다. 농한기의 적적한 일상을 서로 달래고 함께 끼니를 해결하는 공간이 마을회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일상을 고립되게 바꿨다.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한 조치로 마을회관은 문을 닫았고 주민들 간의 왕래도 단절돼 농촌마을은 적막감에 휩싸인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일들, 만남을 통해 진행할 수 있는 일들은 모두 멈췄다고 말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날수록 생필품을 사재기 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접근성이 높은 젊은층은 필요한 생필품을 언제든지 온라인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농촌의 고령층은 필요한 물품을 직접 시장에 가서 장만해야만 한다. 마을회관에서의 공동식사도 중단되고 생필품 마련도 여의치 않는 기약 없는 나날이 계속되며 고령층이 겪는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전염병에 취약한 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모습도 연이어 확인된다. 요즘 유일하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이 공적마스크를 판매하는 곳이다. 도시지역과 마찬가지로 농촌에서도 마스크를 사기 위한 긴 줄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게도 전염병에 가장 취약한 고령층도 마스크를 사기 위해 농협, 우체국 앞에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린다. 마스크 구입으로 감염 위험에 노출되는 환경을 시급히 개선해야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방향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상생활의 어려움과 함께 농촌의 경제활동 또한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통시장이 문을 닫고 대형마트에 사람들 발길이 끊어지면서 농산물 소비도 감소됐다. 전국 모든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3주간 연기되면서 학교급식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농가가 입는 피해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산품과 달리 채소, 과일 등의 신선농산물은 장기간 보관할 수가 없다. 학교급식 납품을 위해 개학일정에 맞춰 수확한 농작물들은 갈 곳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학교급식 납품 농가들이 입는 피해에 대한 대책도 하루 속히 마련돼야 한다.

고령층, 몸이 불편해 혼자서는 거동하기 어려운 분들, 혼자서 살아가는 독거어르신 등에 대한 배려와 관심은 어떤 경우에도 소홀해져서는 안 된다.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관심을 끊어서는 안 되는 일들이 바로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 그들에 대한 지속적인 배려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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