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아들’ 말고, ‘농민’을 국회로 보내자

  • 입력 2020.02.23 18:00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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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함박눈이 쏟아졌던 지난 17일, 전북 익산시 함열읍에서 열린 민중당 정당연설회에 참석한 김영호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왼쪽 두 번째)이 장을 보고 돌아가는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전 의장은 민중당 농민 비례대표 후보로 4.15 총선에 나선다.한승호 기자
함박눈이 쏟아졌던 지난 17일, 전북 익산시 함열읍에서 열린 민중당 정당연설회에 참석한 김영호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왼쪽 두 번째)이 장을 보고 돌아가는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전 의장은 민중당 농민 비례대표 후보로 4.15 총선에 나선다.한승호 기자

곧 임기가 종료되는 20대 국회의원들 중 농민 출신 의원은 단 한 명에 불과하다.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민중연합당에서 각각 한 명의 농민을 비례대표로 추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천순위 6번으로 당선안정권에 들었던 김현권 의원이 유일한 농민 의원으로 입성했다.

이때 지역구에 나선 최종후보자들 가운데 직업을 농업 혹은 농업인으로 기재한 후보는 10명에 불과했으며 단 한 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대부분은 무소속 혹은 군소정당 후보들이었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3명의 농민 출신 후보를 내긴 했으나, 이들 정당 기준으로 험지에 출마해 당선을 노렸다 보기는 어려웠다. 농도라 불리는 호남에서조차 농민 출신 의원이 나오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이번 총선 사정은 어떨까. 20일 현재 이번 총선에서 직업을 농축산업으로 등록한 예비후보는 모두 42명이다. 또한 농민 출신으로 현재 정치에 몸담고 있는 출마자까지 고려하면 5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겉으로 보기엔 각 당의 정책이 바뀐 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많아졌지만, 정당별로 살펴보면 이 중 80%가 넘는 34명이 화제가 되고 있는 ‘국가혁명배당금당’ 소속이다.

자질의 검증 여부를 떠나, 당이나 후보자들이 농업이나 지역에 관한 어떠한 공약의 발표나 홍보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농심을 고려하고 있다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 당은 공통공약 중 하나로 ‘농지거래허가제 폐지’를 올려놓고 있어 경자유전의 실현을 바라는 농민들의 공감을 사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저런 면을 고려했을 때 경선을 거쳐 실제 후보자로 등록되는 농민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지역구에서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농민의원도 배출되지 못하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반면 비례대표 자리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의 도입이 긍정적 변수로 등장해 화두가 되고 있다. 새 제도의 영향으로 소수정당들의 의석 확보가 지난 총선보다 상당히 유리해진 가운데, 원내 진출 경험이 있는 진보정당들이 일제히 비례대표 앞자리에 농민을 전략적으로 공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정>은 20대 총선 특집 두 번째 순서로 현재 시점에서 출마를 결심한 농민들을 나열해 농민 독자들이 눈도장을 찍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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