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진하는 ASF, 추가 방역대책 마련 나서

김현수 중수본부장, 대대적인 멧돼지 총기 포획 제안하기도
“ASF 근절 기다리기보다 농장 차단방역 개선 논의해야”

  • 입력 2020.02.23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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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차단을 목적으로 한 광역울타리 바깥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야생멧돼지가 발견되면서 방역 관계기관들이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야생멧돼지에서 ASF 발생이 계속되면서 무조건 사육을 막기보다 농장 차단방역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일 광역울타리 밖인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에서 발견한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멧돼지가 발견된 장소는 파로호 이남지역으로 광역울타리에서 남쪽으로 약 9㎞ 가량 떨어졌다. 특히 바이러스가 자연 장애물인 호수를 넘어선 게 확인돼 자칫 ASF가 남하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안겼다.

이에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중앙사고수습본부장으로서 지난 14일 현장을 찾아 광역울타리 설치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방역 대책을 논의했다. 김 중수본부장은 소양강댐 인근의 3단계 광역울타리 설치장소를 방문해 환경부에 신속한 설치를 당부했으며 환경부는 늦어도 오는 22일까지 설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일단 양구 종단 울타리를 설치해 춘천에서 인제까지 구간을 구획화해 바이러스의 동진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야생멧돼지의 행동반경을 축소하고자 1단계 광역울타리 내 4개 시·군에 울타리 7개를 설치하고 마을, 하천 등의 지형지물을 활용한 자연경계 구간에 대한 울타리 보강에 나선다.

한편, 김 중수본부장은 이날 3단계 광역울타리 설치 예정지역 남쪽 구간엔 대대적으로 엽사들을 투입해 총기포획을 실시해 야생멧돼지의 남하를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지난해 야생멧돼지 집중 포획으로 약 10만두를 포획했으며 이 중 절반은 10월부터 12월에 집중돼 있다. 국내 멧돼지 개체수는 약 35만두로 추정되며 일각에선 2년 이상 개체수의 75%는 포획해야 ASF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현재 야생멧돼지에서 ASF 검출건수는 총 228건이며 이 중에서 강원도 화천군은 지난달 8일 최초 검출 이후 야생멧돼지에서 ASF 확진건수가 79건이나 된다.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돼지사육을 원천 차단하는 방법보다 농장 차단방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진단도 나오고 있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ASF가 발생한 야생멧돼지는 주로 등산로에서 발견되고 있다. 산속에 발견하지 못한 케이스까지 합치면 야생멧돼지 발생건수는 228건보다 더 많을 것이다”라며 “파로호 남쪽에서도 ASF 바이러스가 검출돼 바이러스가 동남진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야생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데도 농장에선 발생되지 않고 있다. 농장에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않도록 차단방역을 어떻게 개선할건가를 논의해야지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근절될 때까지 기다리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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