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스마트팜 혁신밸리 반대위 요구 수용

부지 내 생태습지 보존·대체 용수 확보 방안 담은 협약 체결
반대위 “만족할 수준 아니지만 합의 도출 및 이행 약속에 의의”

  • 입력 2020.02.23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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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12일 '전북 스마트팜혁신밸리 반대대책위'와 전라북도, 김제시가 부지 내 생태습지 보존·대체 용수 확보 방안 등의 내용이 담긴 협약을 체결했다. 전라북도청 제공
지난 12일 '전북 스마트팜혁신밸리 반대대책위'와 전라북도, 김제시가 부지 내 생태습지 보존·대체 용수 확보 방안 등의 내용이 담긴 협약을 체결했다. 전라북도청 제공

 

지난한 갈등을 이어온 전북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 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모양새다. ‘전북 스마트팜 혁신밸리 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김종곤·조찬중, 반대위)’측 요구를 전라북도와 김제시가 가까스로 수용하며 지난 12일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그간 반대위는 △농업유산으로 역사적 가치를 지닌 부용제에 물고사리, 가시연꽃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 중이나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조차 실시되지 않았으며 △스마트팜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대형 관정을 개발할 경우 지하수 고갈이 우려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지 인근 주민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부지 이전 및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

전북도와 김제시는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한 대체습지 마련 및 지하수 대체 용수원 확보 등을 실시설계에 일부 반영했으나, 반대위에서는 △대체습지 면적이 충분하지 않고 △멸종위기종 이식 작업이 부적절한 시기에 온전치 못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대체 용수원에 대한 세부 계획이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팽팽한 대립 구도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한강유역환경포럼 전북위원회가 주최한 ‘멸종위기종 서식습지 보존과 스마트팜 혁신밸리 해법 찾기 정책토론회’에 전북도가 참여하며 평행선을 그리던 반대위와의 갈등이 답보 상태에서 벗어났다. 토론회 이후부터 지난 1월 16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고,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한 치열한 논의 끝에 ‘자연과 공존, 지역과 상생’ 등의 조정 원칙에 합의했다.

협약서에 따르면 전북도와 김제시는 생태습지 기능 보완을 위해 유수지 조성 계획을 수립·추진하고, 금강용수 및 용암천 관로를 연결·활용해 대형 관정 개발 없이 스마트팜을 운용할 방침이다. 또 사업 추진으로 격화된 갈등을 완화시키고자 사업부지 내 유휴공간을 생태공원으로 만드는 한편 부지 인근에 농기계 임대사업소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종곤 반대위 공동위원장은 “습지를 온전하게 보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협약을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 평가할 수는 없지만, 당초 계획보다 대체습지 면적은 약 10배가량 늘었고 멸종위기종을 외부 대체서식지가 아닌 사업부지 내에 보존키로 했다”며 “찬반주민 간 갈등이 심화되는 것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고 전북도와 김제시가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겠노라 약속한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김 위원장은 “처음부터 사익을 챙기기 위함이 아니라 역사적 가치가 높은 습지인 만큼 후대에 잘 물려주기 위한 목적이 컸다. 부지 이전 및 사업 재검토는 실패했지만 협약 내용처럼 사업이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추진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북도와 김제시, 반대위는 협약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상생협의회’를 스마트팜 혁신밸리 운영협의회 산하에 구성하고, 사업 추진 상황 공유 및 협력사항 조정 등을 정례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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