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민 구점숙·임은주씨, 유쾌발랄 라디오 출연

KBS1 오늘 아침 1라디오, ‘여성농민을 말하다’편 방송
“생활·문화·복지·정책, 전 분야 성평등한 농촌 만들어야”

  • 입력 2020.02.23 18:00
  • 수정 2020.02.28 13:48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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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KBS1 ‘오늘 아침 1라디오’ 에서 여성농민을 주제로 농익은토크 녹음이 진행된 지난 17일, 녹음실 안에 있던 여성농민과 진행자들은 시종일관 유쾌하지만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던졌다. 사진 왼쪽부터 임은주·구점숙(여성농민), 이선영 아나운서,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개그맨 남정미씨.
KBS1 ‘오늘 아침 1라디오’ 에서 여성농민을 주제로 농익은토크 녹음이 진행된 지난 17일, 녹음실 안에 있던 여성농민과 진행자들은 시종일관 유쾌하지만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던졌다. 사진 왼쪽부터 임은주·구점숙(여성농민), 이선영 아나운서,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개그맨 남정미씨.

 

여성농민들의 삶과 노동 이야기가 라디오 전파를 탔다. KBS1 <오늘 아침 1라디오> 주말편성 프로그램 초대손님으로 구점숙·임은주 두 명의 여성농민이 출연해 농촌마을의 성평등 실태와 농정 개선방안을 적극 어필했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KBS) 라디오스튜디오에서 ‘오늘 아침 1라디오(연출 김수영, 작가 고정인)’ 녹음작업이 있었다. 이날 녹음은 22일과 29일 방송될 ‘농(農)익은 토크’ 코너로 ‘여성농민 이야기’가 주제였다.

과수원집 딸 이선영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정은정 농촌사회학자·남정미 개그맨이 고정출연하는 이 코너는 농업문제를 쉽고 편하게 그러나 날카롭게 전달하는 것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특히 이날 경남 남해 여성농민 구점숙씨와 경기 여주 여성농민 임은주씨가 초대손님으로 참석해 여성농민이 겪는 불평등 요소들을 꼬집어 내면서 시사점을 던졌다.

농촌사회학자 정은정씨는 “농촌에서 특히 여성농민이 없으면 굶어죽을 것 같다”면서 “여성농민들의 노동 가치는 실제 농촌을 굴리는 힘이지만, 평가는 거의 없다. 여성농민은 여성이자 농민이라는 두 가지 몫을 살아간다. 당면한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듣고 싶다”고 방송취지를 설명했다.

여성농민으로 사는 어려움에 대해 구점숙씨는 “30년 전과 비교해보면 법과 제도의 가시적 변화가 있다. 하지만 생산자로서 법과 제도적 지위는 여전히 누릴 수 없는 처지”라며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한국 여성농민만의 특이한 체형에 대해서도 아픈 설명을 더했다.

구점숙씨는 “농촌 할머니들을 보면 몸이 이중으로 틀어진다.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데, 1970년대 이른바 녹색혁명 이후 노동 강도가 세졌고 수입개방으로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주로 쪼그려 앉아 농사일을 하는 여성농민 체형에 변형이 온 것이다”고 설명했다. 임은주씨는 “남해보다 추운 여주는 10월 말 김장을 하는데, 그때부터 농한기에 접어든다고 보면 된다. 농한기 아침 일찍 시내 나가는 버스가 붐빈다. 농번기에 일하고 농한기에는 수술이나 치료를 하느라 바쁜 게 여성농민들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도시에선 전혀 알 수 없는 농촌마을의 애환도 소개됐다.

농번기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차 안에 과자를 잔뜩 넣어두고 먹게 한 일이며 나무 아래 함지박에 애기를 두고 마음 졸이며 일하던 일화도 나왔다. 산부인과가 없어서 원정출산 아닌 원정출산을 감행해야 하고, 출산장려금을 받았으나 막상 아이들 교육이 마땅치 않아 다시 도시로 나갈 수밖에 없는 실정엔 눈감으면서 ‘먹튀’라고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실태도 이날 얘기됐다.

구점숙씨는 “농촌은 선을 넘는 문화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간섭이 되고, 온갖 잔소리가 넘친다. 온동네 어르신들이 시어머니라고 생각해보라”면서 농촌특유의 ‘참견 문화’도 변화돼야 한다고 의견을 더했다.

여성농민이 쓴 여성농민의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우리는 아직 철기시대에 산다> 책 소개도 방송 중에 있었다. 저자 구점숙씨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농민들이 해 온 노동의 가치, 그들의 사회적 의미를 담은 책이 없어서, 이를 알리고자 출판했다”고 밝혔다.

<오늘 아침 1라디오>에서는 청취자 게시판 신청자 중 10명을 선정해 저자 사인이 들어있는 책을 증정한다.

5시간 버스를 타고와 동남아여행 만큼 시간이 걸렸다고 우스갯소리를 들었던 남해 여성농민 구점숙씨와 지하철만 4번 갈아타고 온 여주 여성농민 임은주씨가 들려주는 여성농민 실태는 22일과 3월 7일(예정) 아침 6시15분에 청취할 수 있다.

KBS1 ‘오늘 아침 1라디오’ 에서 여성농민을 주제로 '농익은 토크' 녹음이 끝난 뒤 출연진들이 함께.
KBS1 ‘오늘 아침 1라디오’ 에서 여성농민을 주제로 '농익은 토크' 녹음이 끝난 뒤 출연진들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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