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공황장애②

  • 입력 2020.02.23 18:00
  • 기자명 최정원(정성부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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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정성부부한의원 원장)
최정원(정성부부한의원 원장)

공황장애는 왜 생기는 걸까요? 공황장애는 우선 유전성이 인정됩니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한쪽이 공황장애를 앓을 때 다른 쪽 또한 공황장애에 걸릴 확률이 무려 45%에 달한다고 합니다. 특정한 유전자나 염색체 부위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뇌와 심장의 구조적 유의성에 의해 생길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경생물학적 원인을 알아봅시다. 뇌에는 편도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옆머리 쪽인 측두엽에 있는데요, 편도는 아몬드의 한자어입니다. 편도체의 모양 자체가 아몬드처럼 생겼기 때문이죠. 편도체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감정기억입니다. 기억과 감정을 엮어서 처리하는 기능이죠.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솥뚜껑만 봐도 자라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떠올라 공포감을 느낀다고 해석이 됩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기능은 바로 불안의 처리입니다. 편도체의 중심에 있는 편도핵은 뇌간 및 시상하부와 직접적인 신경망으로 연결돼 있는데요, 편도체가 부적절하게 활성화 되면 시상하부 등 뇌의 다양한 곳에 자극이 가게 돼 심장이 뛴다든지 호흡이 힘들다든지 하는 증상들을 발현하게 됩니다. 그래서 편도체를 제거하면 불안 행동이 감소하게 됩니다.

유전으로 인해 신경생물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스트레스로 인한 뇌 자극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신분석적으로는 공황장애를 무의식적 내용들이 의식 속으로 터져 나올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개인이 받아들이기 힘든 생각, 소망, 충동, 욕구들이 억압된 채 쌓여 있다가 스트레스를 풀어내지 못한 채 억눌리게 되는데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분출되면서 증상들을 발현하는 것이지요.

한의학에서 공황장애는 경계정충(驚悸怔忡)으로 분류해 자세하게 원인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경계는 평소에는 정상이다가 갑자기 가슴이 뛰는 증상을 말하는 것이고, 정충은 증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심장 뛰는 것을 본인이 느낄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경계 증상이 치료가 잘 되지 않으면 정충 증상으로 만성화가 되는 것입니다.

한의학적 원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심장의 기운이 떨어진 심담허겁(心膽虛怯)입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결단을 하는 기관인 담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감정을 통솔하는 심장이 자기 역할을 잃어버릴 때 ‘심담허겁하다’고 표현합니다.

둘째는 담음내정(痰飮內停)입니다. 속에서 노폐물이 쌓여 소화기에 문제가 생길 때 담음이 생긴다고 하는데요, 이 담음으로 인해 경계정충 증상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즉 소화기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표현인데요, 대개 공황장애나 불안장애 등의 환자들은 자율신경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소화기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으로 소화기 증상만 호전이 돼도 심리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간비불화(肝脾不和)라고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간신음허(肝腎陰虛)입니다. 이것은 몸이 만성적으로 너무 약해져서 가장 중요한 음기를 머금은 간장과 신장이 약해진다는 뜻입니다. 간신음허의 주요 증상은 기운이 없고, 몸이 가라앉고, 손발에 열이 나고, 삭신이 쑤시는 등의 특징이 있습니다. 각각의 원인에 맞게 온담탕, 도담탕, 천왕보심단, 사역산, 하출보심탕 등의 처방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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