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 의무자조금, 코로나를 뚫어라
양파·마늘 의무자조금, 코로나를 뚫어라
  • 권순창 기자
  • 승인 2020.02.16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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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동의 갈 길이 구만리인데
읍면 설명회 방역상 대거 취소
마을 단위 운동으로 돌파 노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이 없으면 잇몸’이라는 말이 들어맞는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전국마늘생산자협회(회장 김창수)가 각각 양파·마늘 의무자조금 발족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창궐로 농민들을 불러모으기 힘들어지자 협회 뿌리조직이 직접 마을을 순회하며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양파·마늘 의무자조금은 생산자를 정부 정책에 참여시키기 위해 설계한 혁신적 성격의 자조금이다. 그 원동력이 된 양파·마늘협회는 농민으로 구성된 강사단을 양성하고 농식품부·지자체와 함께 지난달 14일부터 전국 152개 읍면 순회설명회를 개최, 농민들의 가입신청서를 받기 시작했다.

순탄하던 일정에 제동이 걸린 건 코로나19 때문이다. 읍면 설명회는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의 농민들이 모이며 하루에도 너댓 개의 지역에서 동시 진행된다. 방역 문제로 부담을 느낀 지자체들이 지난달 29일부터 하나 둘 설명회를 잠정 중단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거의 모든 설명회가 중단된 상태다.

의무자조금이 출범하려면 해당 품목 생산자 중 전국 과반(인원 또는 면적)의 동의와 참여가 있어야 한다. 두 협회는 이달 28일까지 순회설명회를 마치고 과반 면적을 확보해 자조금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었는데 끓어오르던 열기에 찬물이 끼얹어진 상황이 됐다.

그러나 농민들은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다. 코로나19 이슈가 한창 절정이던 지난 9일 양파협회 함평군지회 나산면분회(분회장 안명진)는 뜻밖에도 ‘면내 100% 서명 달성’ 소식을 전해왔다. 분회 임원들이 신청서를 들고 직접 가가호호를 방문해 157명 전원의 서명을 받아낸 것이다.

안명진 나산면분회장은 지난 10일 신청서 전달식에서 “면에서 각 마을에 두 차례 안내방송을 하고 분회원들이 이장의 협조를 구해 마을을 도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모든 마을을 도는 데 3일도 걸리지 않았다”며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지난 10일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함평군지회 나산면분회 회원들이 나산면사무소에서 의무자조금 신청서 전달식을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10일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함평군지회 나산면분회 회원들이 나산면사무소에서 의무자조금 신청서 전달식을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양파협회는 이번 성과를 중지된 읍면 설명회의 중요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김병덕 양파협회 사무총장은 “읍면 설명회가 탄력을 받던 중 코로나19가 터졌고 이 문제를 돌파하고자 나산면이 총대를 멨다.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으니 다른 지역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파협회는 아직 신생조직이다. 벌써 제법 많은 읍면분회가 꾸려지긴 했지만 이들 각각의 활동력은 천차만별이다. 일부 지역은 나산면 같은 성과가 가능할 수 있지만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이를 기대하긴 어렵다. 김 총장은 “지역농협엔 각 마을을 담당하는 직원이 있고 마을 이장은 농협으로부터 수당을 받는 영농회장이다. 농협에 의지만 있다면 1주일 안에 모든 마을 순회가 끝날 수 있다”며 농협의 협조를 촉구했다.

코로나19는 양파·마늘 의무자조금의 가장 큰 장애물임이 분명하지만 농민들은 좌절하지 않고 넘어설 방법을 찾고 있다. 협회와 자조금을 향한 농민들의 절실한 마음을 가늠할 수 있다. 자칫 멈출 뻔했던 마늘·양파 의무자조금의 페달을 농민들의 열정이 계속해서 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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