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정책에 진심 쏟아라”

전남 겨울대파 산지폐기 … 올해도 시작된 폐기 행렬
수급대책 개선한다면서 … 농식품부 정책철학 안보여

  • 입력 2020.02.16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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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박흥식)과 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전국마늘생산자협회(회장 김창수)·전국배추생산자협회(회장 김효수)는 지난 12일 성명을 내 농식품부의 수급정책을 진정성 없다고 꾸짖었다.

전남은 최근 겨울대파 폐기가 한창이다. 지난 7일 농식품부 채소가격안정제 161ha 포전정리 결정에 이어 11일엔 전남도가 자체로 198ha를 추가 폐기했다. 평년대비 반토막난 도매가격에 합계 1만3,000톤(예산 61억원)의 역대 최대 규모 겨울대파 산지폐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채소수급 근본대책을 마련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수급대책 개선 논의가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나타나는 양상은 예년과 똑같다. 정책의 폐쇄성과 관료화를 극복할 도구의 하나로서 양파·마늘 두 품목에 수급주도형 의무자조금 도입이 추진 중인 것이 전부다.

그나마 양파·마늘도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네 단체는 성명서에서 “생산자들이 의무자조금에 동의한 전제조건인 제도개선, 유통혁신, 수입농산물 대응, 정부정책 강화에 대해선 구체적 협의조차 진행하고 있지 않아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가 의무자조금을 구실로 농민들에게 수급책임을 떠넘기고 발을 빼려 한다는 의심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네 단체는 “정부는 당장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하며 “결과적으로 소득안정 장치는 폐지되고 농민들에겐 강제 면적조절 의무만 주어진 직불금 개편 때처럼 마냥 정부가 제시하는 프레임에 빠지지만은 않겠다”고 경고했다.

지금으로선 올해 작황 호조를 보이는 양파·마늘 또한 대파 폐기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네 단체는 구태의연한 수급정책을 탈피하기 위해 △의무자조금을 통한 생산자들의 농정 개입을 한 축으로 하되, 생산자 요구를 실현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할 것 △겨울채소 가격안정을 위한 대농민 소통기구를 구성하고 정책 시작단계부터 농민과 협의할 것을 다시 한 번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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