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업무보고에 문중원 기수 없다

“농식품부, 2020 업무계획에서 언급조차 안 해”
오는 22~23일 ‘죽음을 멈추는 희망버스’ 예고

  • 입력 2020.02.16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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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이 농림축산식품부가 문중원 기수의 죽음을 외면하고 있다며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농식품부가 청와대 업무보고 자리에서 문중원 기수에 대한 사안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중원열사 민주노총 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한국마사회를 방치하는 농식품부는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연이은 죽음의 공범이다”라고 규탄했다. 농식품부는 전날인 11일 대통령과 당·청 주요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선 농식품부 산하기관인 마사회가 관리하는 경마기수의 열악한 현실과 이를 폭로한 문중원 기수에 대한 사안은 언급이 없었던 걸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대책위는 “농식품부는 유가족이 76일간 장례도 못 치르며 거리 투쟁을 지속하는 상황을 듣지 않고 있다”면서 “마사회를 관리·감독하는 농식품부가 14년간 반복한 7명의 죽음, 마사회의 온갖 부정·비리·갑질을 폭로한 문중원 열사의 죽음 앞에서 눈을 감고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문중원 열사의 죽음에 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중원 기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도 같은날 성명을 내고 “농식품부는 2020년 업무계획에서 문중원 기수의 죽음과 관련해 어떤 내용도 보고하지 않았다”라며 “문중원 기수의 죽음을 삭제한 농식품부 업무보고를 규탄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대책위는 “이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 작업장에서 일어난 사망 사고는 단 한 건이라도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시정하라’고 지시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시민대책위는 마사회가 양산하는 죽음의 행진을 멈추기 위해 2차 촛불행진과 희망버스를 대중적으로 조직하고 마사회 적폐권력 해체를 위한 범국민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2차 촛불행진 준비위원회와 문중원 열사 2.22 희망버스 기획단은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양일간 ‘죽음을 멈추는 2.22 희망버스’를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희망버스를 통해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마사회 적폐권력 해체 △비정규직노동자의 요구 쟁취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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