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제점’도 아까운 20대 국회, 다가오는 총선 대비해야 (2)

4.15 총선과 농업·농촌·농민

  • 입력 2020.02.16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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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의무마저 방기한 국회, 낙제점도 줄 수 없다.

농민 대표할 전농 조직 후보, 4.15 총선으로 국회 입성시키겠다.”

양정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농민 편에 설 국회의원 한 명 없다는 게 얼마나 절박한지 이미 경험했다.

농업과 농촌·농민 의제를 실현시킬 농민 후보를 당선시키자.”

유화영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여야를 떠나 정부 눈치 보지 않고 농민을 대변해야 진짜 농민 국회의원이다.

농민 이름 팔아 출세하려는 국회의원을 뽑아선 안 된다.”

정학철 (사)전국쌀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

 

“농업·농촌·농민에 무관심한 국회의원은 필요없다.

4.15 총선, 현명한 선택으로 한국 농업의 미래를 바로잡자.”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비상임연구원

 

“촛불로 탄생한 정부, 기대가 컸지만 마음 한 켠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만큼은 농민 후보를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 밀어줘야 한다.”

박종서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총장

 
‘진짜’ 농민 국회의원을 국회로

심증식 국회에 대한 농민의 요구는 입법 투쟁이라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농업계에선 농민 국회의원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최근 지배적이다.
정학철 (사)전국쌀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
정학철 (사)전국쌀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


정학철 농민 출신 국회의원을 ‘진짜’ 농민 국회의원으로 볼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여당 야당을 떠나 정부나 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농민을 대변할 국회의원을 만들어내야 한다.

김선동 전 국회의원은 노동자 출신이었음에도 농업 분야에 전략 배치됐고 농민 국회의원이 됐다.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농민을 위한 정책을 강구하고 실현시켜야 농민 국회의원이란 의미다. 그런 농민 국회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농민운동 진영에서도 조직적 움직임이 뒤따라야 한다. 출세를 위해 농민의 이름을 팔기 급급한 국회의원을 뽑아서는 안 된다. 농민 개개인과 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박종서 농촌이 고령화되고 농민이 줄어들면서 농민 표는 줄어들고 있다. 당연한 결과다. 지역구가 농촌 지역이라도 과연 그 속에서 농민의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를 따져봐야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됐으면 좋았겠지만 반쪽짜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도 잘 활용해야 한다. 농업계를 대표하는 농민 국회의원이 국회에 진출하도록 힘써야 한다.

농민단체 내에서도 얘기 꺼내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대승적 차원에서 정당을 떠나 농민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힘을 모아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양정석 전농은 대의원대회를 통해 김영호 전 전농 의장, 전성기 함양군농민회장, 안주용 전 전농 광주전남연맹 정책위원장을 조직 후보로 확정했다. 이전의 경험에 비춰보면 전농은 강기갑 전 의원을 국회에 진출시켰고, 국회에서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로 농민이 겪는 어려움을 현장성 있게 전달할 수 있었다고 본다.

조직 후보의 국회 진출은 우리 농민의 절박한 현장 상황을 입법화 과정에 투영시킬 것이다. 전농의 조직 후보는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농민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거라 생각한다. 농민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 조직 후보의 국회 진출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전농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유화영 농민 국회의원 당선을 위한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지난해 가격보장 대책 없는 변동직불제 폐지 반대 투쟁을 비롯해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철회 요구 과정 등에서도 농민을 함께 대변할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경험해 봤기 때문이다. 전여농은 농민과 함께할 농민 국회의원이 한 명이라도 더 당선되도록 대승적 차원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아울러 민중당이 전략 공천 비례대표 2번 후보로 김영호 전 의장을 배치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정의당에서는 선거인단 비례대표 후보 14번에 농민을 배정하기로 했는데, 당선에 가까운 안정권으로 당겨줬으면 한다.


이수미 대의민주주의에서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국회의원은 국민이 아닌 그들의 정당만을 대표하고 있다. 공천이라는 이해관계에 묶여 국민의 요구에는 귀를 닫고 표가 필요할 때만 앞에 나서 굽신거린다. 현 시점의 한국 정치와 정치인의 수준이 딱 그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때문에 농민의 삶을 알고 농민의 아픔을 아는 사람만이 농민을 대표해야 한다. 농민의 비중이 점점 줄고 농업마저 외면 받는 현실에서 진정 농민을 대표할 사람을 찾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이념을 끝까지 지키고 어떠한 경우에서도 농민을 배신하지 않을 사람이 있다. 김영호 전 의장이다. 김 전 의장이 살아온 삶, 걸어온 길에는 대한민국 농민이 있다. 농민을 위해 헌신했고 앞장섰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농민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과 자질을 가졌다.

 

21대 국회, 무얼 해야 하나
 

심증식 그렇다면 농업계가 요구하는 21대 국회의 역할엔 어떤 게 있나.


정학철 요새 농특위 기치도 “농정 틀을 바꾸겠다”는 것인데 무엇을 중심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 또 정부는 농업소득보전직불제를 공익형직불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오히려 농민에 혼선을 주고 있다. 공익적 기능으로 포장했지만 여전히 면적 위주의 직불금에 불과하다. 소농직불금만 일부 기형적으로 도입한 것뿐이다. 대농들 입장에서도 직불금을 아무리 받아도 삶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농촌 현실은 열악하다. 유럽처럼 농가소득의 50%를 직불금으로 채우지 않는 한 농기계 가격, 인건비 모두 포함해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농산물 가격안정정책이 핵심으로 뒤따라야 한다.

또 농업의 공익적 기능 유지에 대한 보상 등은 제도적 측면에서 농민수당으로 봐야 한다. 금액은 적더라도 농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입해야 한다.

농민수당 도입과 가격보장, 공공수급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전국쌀생산자협회에서는 재해보험과 관련해 여러 문제점을 취합하고 있다. 재해보험 제도 역시 개선돼야 한다.


양정석 농민수당과 농산물 가격보장.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시급한 과제지만 개인적으론 농지개혁을 실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늦었지만 이 시점에 해결하지 않으면 농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부는 법 개정으로 농지를 투기 수단으로 만들었고, 실제 농민들은 농지를 소유하지 못해 쫓겨나는 처지다. 직불금 등 농업보조금은 부재지주들이 떼어 가기까지 한다. 21세기에 나타나선 안 될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더불어 어차피 경자유전의 원칙이랄 것도 사라지고 없지만 문재인정부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얘기하는 만큼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는 기본이 바로서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농사짓는 농민들은 임대차 계약서조차 쓰지 못한다. 조선시대에도 나타나지 않던 일들이 비일비재한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농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한국 농업의 미래는 없다.
 

박종서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총장

박종서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총장

 박종서 앞선 개혁 과제들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걸 제외하고 얘기하자면 기후위기에 대한 부분이다. 농업계에서 우리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면 언젠가 부메랑이 돼서 되돌아올 거라 확신한다. 내부적 논의를 전개함과 동시에 21대 국회에선 기후위기에 대응해 농업과 농정을 환경생태적인 부분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또 직불제 중심 농정 전환에서도 친환경 농업에 대한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 친환경 농업 및 무농약·유기농산물에 대한 지속직불금의 지급 단가 인상 및 면적 확대 등이 필요하다.

미래 세대를 위한 친환경 농산물 지원 확대도 절실하다. 국가 책임성을 강화하는 학교급식법 개정과 대학생·군인·임신부·산부에 대한 친환경농산물 차액 지원사업 확대, 저소득층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을 도입해야 한다. 다소 기형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푸드플랜 역시 먹거리 기본법 체제 하에 농민을 보호하고 국민 먹거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GMO 완전표시제 실행을 위한 관련 법 개정도 시급하다.

얼마 전 치러진 농협중앙회장 선거와 관련해 농협 개혁도 빼놓을 순 없다. 중앙회장 직선제를 도입하고 농협을 경제사업 중심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중앙회와 경제지주를 분리해 중앙회에선 교육·지원사업 등 진정한 농정활동을 전개하도록 21대 국회가 농협 개혁 역시 핵심과제로 풀어가야 한다.


유화영 미투 운동이 펼쳐지며 성평등 사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농촌은 여전히 무풍지대다. 굉장히 폐쇄적이고 봉건적인 농촌 사회와 문화 때문이다. 이에 농촌사회를 대상으로 한 성평등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 도시와 농촌의 정서가 다른 측면이 있어 농촌에 적합한 성평등 교육을 실시해야 하고 전문 강사단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제도적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여성농민의 건강권도 심각하다. 활발히 일할 나이인 50대지만 무릎·허리·어깨 성한 곳이 없다.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치료받는 게 일상이다. 여성농민 특화 건강검진세터가 생기긴 했지만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센터 확대와 더불어 검진을 넘어 치료까지 보장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 노동력을 경감할 수 있는 여성친화형 농기계가 개발·보급되고는 있으나 장기간 대여가 힘들고 현실에 맞게 사용하기 어렵다.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이밖에 농번기 마을 공공급식 확대 및 이용 형태 다양화, 여성농민 공동경영주제도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수미 20대 국회는 외면했지만, 농민에게 가장 절실한 농산물 가격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20대 국회는 쌀 변동직불제 폐지를 묵인했다. 2019년산 쌀 생산량이 198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정부는 쌀 생산면적을 앞으로 더 줄일 계획이다. 지금도 하락세에 접어든 쌀값이 선거철 이후엔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중장기적으론 농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농지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농지 개혁은 단계적으로 다가서야 한다. 시작은 농지 전수조사와 정보공개다. 경자유전의 원칙을 바탕으로 농지법을 개정해야 한다. 올해 경실련 농업개혁위원회도 농지 정의 실현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농민들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이밖에 개인적으로 농민수당 법제화와 성평등한 농촌사회 건설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다.

 

총선 앞둔 농민들의 역할
 

심증식 한국농정신문 편집국장

심증식 한국농정신문 편집국장

심증식 다가올 4.15 총선에서 농민들의 선택이 향후 4년을 좌우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씩 부탁드린다.


양정석 농민 인구가 700만명이던 2002년 대선에서부터 제대로 된 농정공약을 찾아볼 수 없었다. 20년이 흘러 지금 농민 숫자는 250만명 안팎에 불과하다. 갈수록 농민 수는 줄어들 것이고 어느 정도일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 이에 선거를 통해 공론화되는 농업 문제는 찾아볼 수도 없거니와 농민을 위해 후보가 내세우는 마땅한 공약도 없다. 소수의 진보정당이나마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입장을 대표하려 노력하고 있다.

농민을 대변할 진보정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게 지역을 살리고 농촌의 미래를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결정지을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 농민과 농업, 농촌의 의제를 실현시킬 농민 후보를 당선시키자.


박종서 진짜 농민 후보를 조직하는 일련의 과정은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이젠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밀어줘야 한다.

단체 입장에서는 농민·조직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에게 농업 분야 관심을 끌어내 확실한 농정 공약을 요구하고 약속받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농민들의 입장에서 공약을 내건 후보도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한다. 지역과 정파를 떠나 농민은 농민을 대변하고 농민을 위해 일할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유화영 반복되는 얘기지만 단 한 명의 농민 국회의원이라도 더 당선될 수 있게 힘을 모아야 한다.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총선 이후 진보정당들의 단결과 연대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 아주 중차대한 과제다. 말로만 얘기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구체적으로 농민과 사회 전반의 문제에 대해 실천적으로 투쟁하며 만들어야 한다.

총선을 통해 어느 정도 입법기관 개혁이 진행되면 진보정당들이 단결된 모습으로 사회 변혁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 과정에 농민단체도 함께 역할을 해나가면 좋겠다.


정학철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 농민은 농민을 뽑아야 한다. 농민수당 입법화, 농산물 가격보장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도록 지역구 후보들에게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 일말이라도 바뀔만한 여지를 마련할 수 있다.

수가 적다할지라도 250만 농민들이 뭉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농정 개혁만이라도 농민들이 단결해 직접 만들어야 한다.

농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이상 정당은 문제되지 않는다.


이수미 투표는 우리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장치다. 잘못된 투표로 자신을 비롯해 농민 전체의 삶이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잃지 말아야 한다.

농업과 농촌, 농민에 무관심한 국회의원은 필요 없다. 농촌 현실을 알지 못하는 정치인은 농민을 대변할 수 없다. 가격 폭락 속에서 농민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농민의 아픔을 함께하지 않는 국회의원이 농민을 대표해선 안 된다.

지금이 농민의 힘을 모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한국 농업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기회다. 농정 개혁은 농민들의 참여에서 시작되고, 그 시작은 현명한 선택이다. 농민이 존중받는 사회를 이번 기회에 함께 만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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