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에 거는 기대와 우려

  • 입력 2020.02.16 18:0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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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농업계의 기대감이 높다. 농협이 농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농협중앙회장의 영향력이 막중해서일 것이다. 이 회장은 이런 기대감을 안고 취임사를 통해 ‘농토피아(農+Topia) 구현’이라는 향후 농협중앙회 운영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농업이 대우받고 농촌이 희망이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농토피아 구현’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임 회장인 김병원 전 회장의 임기 4년을 관통하는 열쇠 말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이었다면, 이 회장이 제시한 청사진의 핵심은 ‘농토피아’다. 한자 ‘농사 농(農)’자에 이상적인 나라를 뜻하는 영국 소설가 모어가 쓴 책 제목 ‘유토피아’를 결합한 합성어다. 이상적인 농촌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향후 이 회장이 농토피아라는 청사진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농협, 농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농토피아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또한 농협 개혁 진영에선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추진을 두고 이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 회장이 농협중앙회장 선거 직선제를 공약으로 내건 까닭이다.

하지만 이 신임 회장에 대한 우려도 있다.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좋은농협운동본부)·농민의길·한국농축산연합회 등 주요 농민단체와 농협 개혁 진영은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과의 정책협약을 체결했는데 이 회장이 이에 응답하진 않아서다. 좋은농협운동본부도 매우 아쉽다고 평가한 바 있다.

또 한 가지의 우려는 이 회장이 투표장에서 밝힌 “이제 더 이상 조직을 좀비로 만드는 일시적 포퓰리즘 정책은 멈춰야 한다”는 소견이다. 포퓰리즘은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형태를 뜻한다. 농협이 할 수 있는 포퓰리즘이란 결국 농민을 향하는 정책이다. 이 신임 회장이 얘기한 포퓰리즘 정책이 무엇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전임 회장이 추진한 주요 사업이라는 이유로 농민을 위한 사업을 포퓰리즘으로 내모는 건 농협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정적을 겨냥한 공세로 포퓰리즘이란 단어를 이용하는 정치권의 행태로 비춰질 수 있다.

이 회장에 대한 우려보다는 기대가 큰 상황에서 이 회장이 농업계의 기대감에 부흥하는 회장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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