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이명으로부터의 자유

  • 입력 2020.02.09 18:00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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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귀에서 자꾸만 소리를 내어 나를 괴롭히는 이명, 이 이명과 헤어지는 방법 중 하나로 제안되는 것이 바로 무관심입니다.

귀에서 나는 끊임없는 잡소리인 이명은 신경을 쓰면 쓸수록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난 번 칼럼에서 말씀드렸듯, 이명의 주요 원인은 주로 높은 음역대의 주파수를 담당하는 유모세포가 노화와 피로로 그 기능을 상실하면서, 그 영역대의 소리를 전달받지 못하는 뇌세포가 임의로 만들어 내는 소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이 뇌세포가 임의로 소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이 추천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이 바로 무관심 전법입니다. 뇌가 임의로 만들어 내는 소리가 아무리 반복해 들려도 그냥 운명이려니 하고 무시하는 방법입니다. 말썽을 일으킨다고 해서 자꾸 화를 내고 집착하게 되면 상대는 반발심으로 더욱 관심받기 위해 자신의 행위를 결코 멈추지 않는 경우와 같다고나 할까요? 평소 나지 않던 소리가 지겹도록 반복적으로 들리게 되면 대부분이 신경이 날카로워지며 자꾸만 화가 치밀어 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면 우리는 지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때 우리는 마음을 비우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명이 오는 것은 내 몸의 노화로 귀의 청각기능이 상실된 탓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마치 시끄러운 기차가 지나가는 동네에 사는 것처럼 생각하고, 그래도 귀는 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적응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점차 무관심해지면서 그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마치 조용한 밤에 시계 초침소리에 집착하게 되면 오히려 그 소리가 점점 또렷해지며 시끄러워 잠을 이룰 수 없지만, 평소에는 마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생활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보청기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손상된 유모세포 대신 이 주파수 영역대에 반응하는 보청기를 사용하게 되면 평소 들리지 않던 이 주파수 영역대의 소리가 해당 뇌세포 영역에 제대로 전달되면서 이제 뇌는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부여받게 되고, 이로 인해 그간 자신이 임의로 만들어 내던 활동을 중단하게 된다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치료가 되지 않을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때엔 소리발생기를 병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명 소리와는 다른 소리를 발생시켜 이명 소리를 상쇄시키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을 적용할 때는 병원을 통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이상의 방법들에도 여전히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엔 낙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이명이 내는 소리들은 주로 높은 음역대의 소리라고 합니다. 그 이유인 즉슨 손상된 유모세포가 주로 높은 음역대를 담당했던 청각세포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명과 난청을 피하기 위해선 특히 높은 소음과 큰 소리에 노출되는 시간을 가능한 줄이는 게 중요합니다. 이것은 아직 귀가 건강한 사람들도 명심해야 할 사항입니다.

아울러 달팽이관 내에 있는 유모세포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달팽이관 내의 림프흐름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귀 주변의 마사지나 지압도 효과가 있겠지만 귀 주변의 혈액순환만 특별히 좋게 하는 방법을 찾기보단 적절한 운동으로 심폐기능을 강화해 혈액순환력 자체를 개선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영양가 있고 깨끗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항상 건강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식이요법이 더해진다면 기능을 상실했던 유모세포가 그 기능을 회복하게 되는 것도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이명과 난청, ‘이제 다 늙었나보다’라는 낙담으로 이어지기 쉬운 순간,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를 건강증진을 위한 기회로 삼는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경자년 새해엔 농부님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농사에 성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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