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경마장 뒤흔든 ‘마사회 해체’ 구호

민주노총, 서울경마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 열어
“마사회 적폐 방치하면 정부도 공범” 총선 심판 경고

  • 입력 2020.02.09 12:07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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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지난 8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문중원 기수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8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문중원 기수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문중원 기수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계의 요구가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의 적폐청산을 비롯한 대대적인 제도개선으로 이어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노총(위원장 김명환)은 지난 8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 앞에서 문중원열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및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8일은 문중원 기수 사망 72일, 고인의 유해가 정부종합청사 앞으로 옮겨진 지 44일이 된 날이다. 설명절 전 해결이 안 되고 민주노총과 마사회 간 교섭마저 결렬되자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회에 참석하려 모인 노동자들은 대회 시작 전 마사회 본관 앞에 모여 김낙순 마사회장 면담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본관 앞에 ‘사람 죽이는 한국마사회 해체하라’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걸고 곳곳에 ‘한국마사회 해체하라’ 스티커를 붙였다.

또, 경마 경주가 열리는 경마장에선 경마팬들에게 정부가 김낙순 마사회장을 문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이 유인물을 통해 “부경경마공원에서 7명이 자살했으며 현 정부에서만 4명이 죽었다”라며 “정부는 공공기관 안전대책대로 김낙순 마사회장부터 문책하라”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전국노동자대회 참자가들이 한국마사회 본관에 한국마사회 해체하라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난 8일 전국노동자대회 참자가들이 한국마사회 본관에 한국마사회 해체하라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경찰은 마사회 정문을 봉쇄하고 경마공원 내 주요시설의 경비에 나섰지만 경마팬들의 불편만 초래했다. 휴일을 맞아 경마공원을 찾은 경마팬들은 경찰에 막혀 경마공원을 크게 우회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전국노동자대회에선 ‘열사의 염원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문중원을 살려내라. 대통령이 책임져라’란 구호가 울려퍼졌다. 대회 참가자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문중원 기수 유가족과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대회에 나온 문 기수의 아버지인 문군옥씨는 “아들의 억울함을 풀고자 유가족들은 민주노총에 모든 사안을 위임했다. 마사회는 민주노총과 제대로 된 교섭을 성의있게 하고 지금까지 7명을 죽게 한 잘못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기수의 장인인 오준식씨는 “마사회가 딸(문 기수의 부인)에겐 마사회 취업을 해주겠다, 사위가 숨진 장소 옆에 심리치료실을 마련해주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울분이 치밀어 오른다”고 탄식했다.

문 기수 시민대책위원회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기수들의 산업재해율이 일반 노동자의 135배나 된다. 그런데 마사회는 재해율이 줄어들었다고 주장한다”면서 “마사회가 떳떳하다면 시민책위가 요구하는 독립적이고 공식적인 진상조사위의 구성에 동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공공기관인 마사회는 자신들의 책임은 망각한 채 투전판 돈놀음에 젖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이런 마사회를 방치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살인기업화되는 마사회의 적폐를 방치한다면 정부도 공범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마사회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오는 4월 총선에서 정부의 책임에 대해 심판하고 강력한 대정부 규탄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8일 경찰이 서울경마공원 정문을 봉쇄한 뒤 출입을 막고 있다.
지난 8일 경찰이 서울경마공원 정문을 봉쇄한 뒤 출입을 막고 있다.
지난 8일 경찰이 서울경마공원 정문을 봉쇄한 뒤 출입을 막고 있다.
지난 8일 경찰이 서울경마공원 정문을 봉쇄한 뒤 출입을 막고 있다.
지난 8일 경찰이 서울경마공원 내 주요시설을 경비하고 있다.
지난 8일 경찰이 서울경마공원 내 주요시설을 경비하고 있다.
지난 8일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문중원 기수의 아내인 오은주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 8일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문중원 기수의 아내인 오은주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 8일,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8일,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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