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농정 막고 쌀값 얘기하는 국회의원, 함께 만들어 달라”

[인터뷰] 김영호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 입력 2020.02.02 18:00
  • 수정 2020.02.02 19:41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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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김영호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지난달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중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농민전략명부 후보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민중당은 비례명부 2번을 농민전략명부로 정한 바 있다. 민중당이 오는 총선에서 정당득표 3%를 획득할 시 당선이 유력한 순번이다. 오는 5일 전농 대의원대회에서 전농 후보로 확정을 앞두고 있는 김 전 의장을 만나 오늘날 농민 정치세력화가 필요한 이유를 들어봤다.

현 농정의 문제는 무엇인가?

최근 정부가 WTO에서 쌀 관세율 513%를 지켰다고 혹세무민의 선전을 하는데 이번 협상을 통해 우리나라는 영구적으로 매년 41만톤의 쌀을 의무수입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41만톤의 의무수입은 현재 국내소비량의 10%를 넘는 물량으로 쌀농업과 식량주권 붕괴의 원인이 될 것이다.

정부가 수십년간 걸어온 신자유주의 개방농업정책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정작 자유무역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던 미국마저 트럼프 행정부가 국익우선을 내세우며 보호무역으로 돌아서고 있다. 개방농정은 식량주권을 내팽개치는 것이다.

국회에 들어간다면 농정의 근간과 식량주권을 바로 세우도록 노력하고 싶다. 시장에 맡겨온 농업문제는 이제 국가와 사회가 일정 책임을 져야 한다. 헌법에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농축산물 최저생산비를 보장해야 한다. 나아가 남북이 통일농업을 펼칠 수 있게 막혀있는 남북농민교류도 진행해야 한다.

농촌 현장 분위기는 어떠한가?

충남 농민수당조례제정운동을 하면서 현장 깊숙이 들어와 농민과 함께 호흡했다. 여기서 느낀 건 더욱 절절하다. 농촌 현장을 가보면 70~80대 노인들만 있다. 생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종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한다. 지금 농촌은 인간멸종위기다. 젊은이와 어린애 울음소리가 없으면 멸종위기 아닌가.

농민수당운동은 한국사회에 농업을 이대로 둘 것인가를 묻는 의미가 있다. 이 운동의 귀결점은 헌법에 농업의 공익적 가치와 최저생산비 보장이 들어가는 것이다. 처음부터 헌법을 얘기하기 어려우니 지역에서부터 농민들과 호흡하며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농민의 정치세력화가 필요한 이유를 말한다면?

‘정치가 밥 먹여준다.’ 내가 농사지은 쌀이, 사과가, 고추가 제값을 받게 하는 게 정치다. 그동안 많은 정치인과 정당들이 국회에서 농업 얘기를 하겠다고 했지만 농민이 아닌 사람들이 농사를 말할 리가 없다. 쌀값, 사과값, 고추값 다른 사람이 나서서 얘기해주지 않는다. 농민의 정치세력화란 농민들이 주체적 시각에서 정치를 보는 것이다. 남이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정치를 해야 한다.

농민의 정치세력화, 어떻게 실현해야 하나?

전농이 지금까지 어려움을 딛고 조직적으로 정치세력화에 대한 인식을 가져온 건 값진 성과다. 앞으로 이를 더 확대하는 게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라 본다. 농민수당운동도 그냥 된 게 아니라 전농과 민중당이 함께 뛰면서 현장에서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확산됐다. 이제 현장 농민들은 국회에서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 힘들이 이번 총선에서 나타날 것이다. 농민들이 고령화되고 정치세력화가 권력의 탄압으로 어려움을 당하며 이어오질 못하다 보니 어려운 면도 있다. 하지만 농민수당운동을 하면서 이번에 다시 농민들이 정치무대에 자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농민 국회의원 후보로서 역사적 책임을 갖고 몸을 사르며 농민 정치세력화를 알리겠다. 그러면 상황은 달라지리라 본다.

전농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전하고픈 메시지는?

쌀값을 얘기하는 국회의원을 만들자고 호소하고 싶다. 농업·농민문제를 얘기하는 국회의원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

민중당이 농민전략명부를 비례 2번에 배치한 건 역사적인 일이다. 그런 조직적 특명을 받은 후보로서 이제부터 전국을 돌며 농민들을 만나면서 여기에 맞는 사업을 할 것이다.

특히 전농은 촛불항쟁의 주역으로 오랜 시간 개방농정을 바로 잡고 남북통일농업 실현이란 큰 틀에서 수십년간 운동을 해왔다. 전농과 함께 반드시 3% 정당득표를 올려서 농민 국회의원을 만드는 게 지상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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