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실측조사로 농업관측 정확도 높인다

[농업전망 2020] 농업관측

확충된 예산으로 실측조사 실시
전화조사로 인한 불확실성 극복

품목전망선 자급률 저하 추세 재확인
국산배추 중국산 김치 피해 점입가경

  • 입력 2020.01.23 14:18
  • 수정 2020.01.23 14:28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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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은 지난 22일 ‘농업전망 2020’ 대회에서 농경연 농업관측센터의 관측체계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의 핵심은 ‘실측조사’다. 농가 전화조사에 의존하는 현행 재배면적, 작황 조사는 응답자의 정확한 인지 부족과 대략적인 응답으로 비표본오차 발생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농경연은 58억원에서 169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예산을 활용, 올해부터 직접 산지를 방문해 실측조사를 진행한다. 농경연은 ‘산지기동팀’을 신설하고 조사인력을 보강해 총 23명을 배정한다. 이들이 주산지 및 비주산지 실측조사를 전담하게 된다.

표본농가 정비도 진행한다. 기존에 통계청 농림어업총조사를 기반으로 하던 표본을 농식품부 농업경영체 DB 기반으로 전환한다. 농업 총량 중심의 조사를 품목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로, 품목별·품종별·작형별 특성을 최대한 반영한 농업관측이 가능해진다. 농경연은 이번 개선을 통해 관측신뢰도를 높이고 수급상황에 선제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자신했다.

지난 2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2020’ 채소분과 수급전망에서 한은수 농경연 엽근채소관측팀장이 엽근채소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2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2020’ 채소분과 수급전망에서 한은수 농경연 엽근채소관측팀장이 엽근채소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농경연은 이어 품목별 농업관측을 발표했다. 먼저 과일의 경우 재배면적이 2009년 이후 매년 1%씩 감소하고는 있지만 전체 경지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씩 확대 추세에 있다. 기후 변화에 따라 품목별 재배지가 북상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타과일 재배면적이 늘고 있으며, 포도 신품종 샤인머스캣을 필두로 단일 품종에 편중됐던 사과·배 등에서도 품종 다양화가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6대 과일 예상생산량은 전년대비 0.2% 증가한 190만톤이다.

과채는 농가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으로 최근 10년 재배면적 감소 추세가 연평균 3%로 뚜렷하다. 올해 7대 과채 예상생산량은 전년과 비슷한 213만톤이다. 토마토·딸기·풋고추 생산량은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호박·수박·참외는 줄어들며, 오이는 재배면적은 증가하지만 단수가 줄어 생산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마늘 예상생산량은 전년대비 20% 적은 31만톤이다. 현재 저장량은 적지만 저장마늘 품질이 떨어져 5월까지 가격이 나쁘다가, 6월 수확기 이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양파 예상생산량은 전년대비 30% 적은(조생 22%↓, 중만생 31%↓) 112만톤이다. 재고도 줄고 생산도 줄어 3월 단경기에 일시적 가격상승이 예상되며 이후에도 중만생양파 면적 감소로 공급부족이 우려된다. 양념채소 재배면적은 중장기적으로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된다. 향후 10년 자급률이 건고추 47.3→44.7%, 마늘 93.4→81.7%, 대파 84.4→80.8%로 예상된다. 양파의 경우 지난해 99.6%에서 올해 85.9%로 자급률이 급락했다가 2021년 다시 회복세를 타고, 이후 95% 수준에서 안정되리라는 관측이다.

겨울배추 예상생산량은 전년대비 26% 감소한 32만3,000톤이다. 당분간 평년보다는 다소 높은 시세를 이어가다가 시설봄배추가 출하되는 5월부터 평년수준 공급량을 회복할 전망이다. 또한, 추석이 10월에 있어 9~10월 출하가 몰리기 때문에 7~8월 출하분으로 재배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월동무 예상생산량은 전년대비 25% 적은 27만톤인데, 현재는 시세가 높지만 3월부터 파종 지연으로 출하가 늦춰진 월동무가 집중 출하되는데다 시설봄무 재배의향면적도 크게 늘어 있어 향후 가격전망이 밝지 않다. 엽근채소 중장기 전망도 다른 품목들처럼 재배면적 감소가 불가피하나, 양배추만은 연평균 1%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농경연은 이날 배추 한 품목만을 따로 빼서 별도 발표를 진행했다. 배추는 2015년부터 김치 수입 급증으로 가격 피해를 크게 입고 있다. 음식점의 중국산 김치 사용 비중은 2013년 56%에서 최근 75%로 늘어났으며 가정 소비자 구매경험도 2018년 5%에서 지난해 8.9%로 크게 늘었다. 중국산 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피인식이 약해지고 가정용 재구매 의사도 40% 이상으로 나타나 향후 김치 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배추 자급률은 76%, 10년 후 예상자급률은 72.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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