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축산 화두, 공급과잉 해소할 수급조절

[농업전망 2020] 축산

대다수 축종 사육마릿수 늘며 생산량 증가, 수입량은 감소 예측
중국 ASF 피해 심각, 세계 육류 무역량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

  • 입력 2020.01.23 11:56
  • 수정 2020.01.23 12:26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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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2020년 축산분야의 화두는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할 수급조절 해법이 될 전망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제 육류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계속 주시해야 할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원장 김홍상)은 지난 22일 서울시 롯데호텔에서 농업전망 2020을 열고 올해 축산분야 전망을 제시했다. 주요 축종들의 사육마릿수는 지난해보다 증가하거나 평년보다 높은 수준일 것으로 보이며 ASF 영향으로 수입량의 증가세는 주춤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은 2018년 ASF가 발생했으며 지난해 10월 기준 돼지 사육 마릿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41%, 모돈은 38% 감소했다. 돼지고기 수입량은 245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했다. 그 외 쇠고기, 닭고기 수입량도 동반 상승하며 육류 무역량의 상당량을 마치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평이다.

중국의 육류수입이 늘어나며 국제 육류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로 수입되는 육류의 단가도 높아져 전체 육류 수입량은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22일 서울시 롯데호텔에서 농업전망 2020을 열고 올해 축산분야 전망을 제시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22일 서울시 롯데호텔에서 농업전망 2020을 열고 올해 축산분야 전망을 제시했다.

한육우

2020년 한우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보다 3% 증가한 314만 6,000마리로 전망된다. 송아지 가격 상승으로 농가의 번식의향이 높아 올해 10월까지 송아지 생산잠재력 지수는 지난해보다 5.2% 상승했다. 

도축 마릿수가 증가하며 올해 평균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4.6% 하락한 1만 7,137원으로 전망된다. 농경연은 국내 쇠고기 생산량 증가로 2023년까지 도매가격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형우 농경연 연구위원은 “올해로 사육 마릿수 증가 국면 5년차에 진입한다. 한우 정액 판매량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209만 5,000 스트로우)을 기록했다. 도매가격 하락이 예상되지만 번식의향이 떨어질 정도의 가격대는 아니라 선제적인 수급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우시장에서 수송아지 1두당 평균가격이 390만원이다. 400만원, 500만원을 받는 수송아지도 있다고 파악했다”면서 “고급육 출현률이 높아지며 도축 마릿수가 증가함에도 가격이 강세다. 사육마릿수 증가의 충분조건이 갖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젖소

2020년 원유 생산량은 젖소 마리당 산유량이 증가해 전년도 추정치보다 0.2% 증가한 204만 8,000톤으로 전망된다. 농경연은 올해 원유 기본가격이 상승하면 한시적으로 생산량이 전망치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이 연구위원은 “원유기본가격이 지난해엔 생산비 상승에도 일시적으로 동결됐다. 올해는 기본가격이 조정되는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의 온화한 기수가 올해도 이어지며 산유량이 증가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지난해엔 2018년 우유 생산비가 전년도보다 1.1% 상승했지만 증감율 범위가 4% 미만이어서 가격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원유기본가격은 증감율 범위가 4% 미만이면 2년마다 조정된다.

산란계

2020년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종계 사육 마릿수 감소로 지난해 대비 1.7% 감소한 7,007만 마리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계란 평균 산지가격은 지난해 대비 4.9% 오른 1,018원(특란 10개)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계란 산지가격은 8월 난각 산란일자 표시제 시행을 변곡점으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부활절이 있는 4월을 제외한 1월에서 8월까지 평균 산지가격은 1,000원 이하에서 형성됐으나 산란일자 표시제 시행으로 발생할 재고 부담으로 농가가 산란성계 도태를 실시하며 반등했다.

정세미 연구위원은 “산란일자 표시제가 산지가격에 미친 영향을 미쳤는지 보니 오차가 있겠지만 4.5% 상승시킨 걸로 추정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의 계란 가격도 여전히 평년보다는 낮았다. 앞으로 계란 소비량과 산란계 사육밀도 조정 등 정부정책 시행 등이 사육 동향에 변수가 될 것으로 지목된다.

육계

2020년 육계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보다 2.4% 많은 1억 43만 마리로 전망된다. 육계는 계열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며 공급과잉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생계유통가격은 도계 마릿수가 늘며 지난해보다 낮은 ㎏당 1,191원으로 예상된다.
원종계 사육 마릿수 증가와 계열업체 도계라인 확충으로 지난해 종계 입식은 역대 최대인 826만마리에 달했다. 육용 종계 입식 마랏수를 고려한 올해 상반기 병아리 생산 잠재력 지수는 전년도 동기간보다 12.5%나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병아리 생산 증가폭은 더 확대될 여지도 있어 장기적인 가격 약세마저 예상된다.
정 연구위원은 “계열업체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부분육 생산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닭가슴살 재고 부담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해 17만 8.000톤에 달했던 수입량은 국제 가격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보다는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오리

2020년 오리 사육 마릿수는 종오리가 많아 지난해보다 12% 증가한 1,016만 마리로 전망된다. 오리고기 생산량이 증가하며 올해 평균 산지가격은 지난해보다 4.6% 하락한 생체 3.5㎏당 4,939원으로 예상된다.

정 연구위원은 “겨울철 오리 사육제한이 시행되고 있는데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15% 가량 도압마릿수가 감소하는 걸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올해 종오리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93만 2,000마리에 달할 것으로 보여 사육제한 시행에도 사육 마릿수 증가세는 꺽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리 평균 산지가격은 이미 지난해 2018년 대비 25.4%나 급락해 생체 3.5㎏당 5,177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추가 가격 하락으로 5,000원대마저 무너질 것으로 예고되며 오리업계에 짙은 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질 전망이다.

돼지

2020년 돼지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1,171만 마리)보단 줄겠지만 평년보다는 2.7% 증가한 1,130만 마리로 전망된다. 올해 평균 돼지 도매가격 또한 지난해(3,779원)보단 상승할 것이나 평년(4,395원)보다 하락한 3,800원에서 4,100원 사이로 예상됐다. 일각에선 올해 도매가격을 이보다 높게 예측하기도 했지만 농경연은 재고량이 부담되며 소비전망도 감안해 이처럼 전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2018년 대비 9.1% 감소한 42만 1,000톤을 기록했다. 돼지고기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이 ASF 발생으로 생산에 큰 타격을 입은 게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2020년 사육 마릿수는 전년보다 27.6%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도 돼지고기 수입량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한돈농가들은 사육 규모에 따라 생산비가 큰 격차를 보여 상당수의 농장은 생산비 이상 도매가격을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체 6,133개소의 한돈농장 중 45.3% 차지하는 1,000마리 미만 사육 농장의 생산비는 통계청의 2018년 축산물 생산비 통계에 따르면 ㎏당 4,570원이나 된다. 올해 도매가격 전망치를 상당히 웃도는 수치다.

1,000~2,000마리 사육규모 농장도 2018년 기준 생산비가 ㎏당 4,074원으로 생산비를 건지기에 빠듯한 건 마찬가지인 사정이다. 한봉희 농경연 연구위원은 “도매가격은 월별로 계절성을 보이기에 올해도 자율적인 모돈 도태가 필요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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