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심채, 친환경 빨대의 대안되다

  • 입력 2020.01.19 18:00
  • 기자명 장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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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

 점점 따뜻해지는 기후변화로 한반도에서 재배가능한 아열대 작물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 한 작물은 더 이상 음식으로만 쓰이지 않고 자연에 무해한 친환경 생활용품으로도 쓰인다. 바로 ‘공심채’다. ‘모닝글로리’라고도 불리는 공심채는 동남아시아에서 흔하게 먹는 국민 채소인 동시에, 빨대로서 유용하게 쓰인다.

제주도에 위치한 까페 로컬라운지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공심채로 만든 빨대를 음료와 제공했다. 그러나 채소 특성상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로컬라운지 제공.
제주도에 위치한 까페 로컬라운지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공심채로 만든 빨대를 음료와 제공했다. 그러나 채소 특성상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로컬라운지 제공.

공심채(空心菜)는 이름대로 속이 비어있는 채소다. 공심채의 텅 빈 줄기엔 얇은 막이 있는데, 이를 긴 막대로 뚫어주면 튼튼한 빨대가 된다. 흔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도 공심채를 접할 수 있다. 홍창욱 공심채농업회사법인 대표는 현재 제주도에서 대략 90평 정도 공심채 농사를 짓고 있다.

홍 대표는 2년 전 식용을 목적으로 공심채를 재배하던 중 지인이 공심채 빨대 동영상을 보여준 것을 계기로 한국에서 공심채 빨대를 알리기 시작했다. 공심채 빨대가 동남아시아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자연에 무해한 점이 홍 대표의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공심채는 음식, 생활용품 이외에 훌륭한 교육도구로도 쓰일 수 있다. 공심채로 체험교육을 진행한 홍 대표에 따르면 공심채 빨대는 어린이들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고 환경보호 측면에서 교육적인 효과를 주며, 동시에 비눗방울 장난감으로도 쓰여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홍 대표는 올해 공심채 재배 면적을 일부 줄일 생각이다. 다양한 판로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공심채가 반드시 필요한 채소도 아니고 요식업체들도 생각보다 높은 단가를 감당해가며 공심채 빨대를 이용하거나 요리로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공심채 판로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농가를 경영하는 입장에선 농가 소득에 도움이 되는 작물 재배를 늘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까페 로컬라운지 관계자도 이에 공감하며 “공심채 빨대를 사용했을 때,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았고 거부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였다. 소비자들은 공심채 빨대를 사용하며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는데 동참하는 느낌이라고 좋아했다”라며 “다만 채소 특성상 소비가 잘 안됐을 경우 장기간 보관이 힘들어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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