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도 못 건져" 감귤 쏟아낸 성난 농심

제주농민들,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촉구 농민대회 열어
'농민 탓' 책임 전가하는 무능한 도정에 성토 이어져
'농산물 가격안정제도 시행' 등 대책 마련 시급

  • 입력 2020.01.14 00:20
  • 수정 2020.01.19 21:42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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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에서 농민들이 특단의 감귤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특단의 감귤 대책을 촉구하며 가지고 온 감귤을 현관 앞에 쏟아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특단의 감귤 대책을 촉구하며 가지고 온 감귤 상자를 현관 앞에 쏟아낸 뒤 원희룡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특단의 감귤 대책을 촉구하며 가지고 온 감귤을 현관 앞에 쏟아낸 뒤 원희룡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특단의 감귤 대책을 촉구하며 가지고 온 감귤 상자를 현관 앞에 쏟아낸 뒤 원희룡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특단의 감귤 대책을 촉구하며 가지고 온 감귤을 현관 앞에 쏟아낸 뒤 원희룡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특단의 감귤 대책을 촉구하며 가지고 온 감귤 상자를 현관 앞에 쏟아낸 뒤 원희룡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특단의 감귤 대책을 촉구하며 가지고 온 감귤을 현관 앞에 쏟아낸 뒤 원희룡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특단의 감귤 대책을 촉구하며 가지고 온 감귤 상자를 현관 앞에 쏟아낸 뒤 원희룡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마친 농민들이 특단의 감귤 대책을 촉구하며 가지고 온 감귤을 현관 앞에 쏟아낸 뒤 원희룡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유례없는 감귤 가격 폭락에 시름을 겪고 있는 제주 농민들이 관련 대책 마련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제주도정을 향해 분노의 사자후를 토해냈다. 시장격리된 감귤 대과 상품 400여kg을 도청 현관 앞에 쏟아내는 등 격앙된 모습도 이어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소속 농민 100여명은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해가 바뀌었음에도 감귤 5kg 가격이 5,000원대에 머무르는 등 반등은커녕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자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농민들을 이날 도청 앞으로 불러 모았다.

서귀포에서 가져온 감귤 20kg 40여 상자를 도청 앞 도로에 쌓으며 시작된 대회에서 송인섭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은 “감귤 가격이 땅바닥에 붙어 있다. 생산비마저도 보장되지 않으면 제주 감귤 농업의 미래는 없다”며 “감귤 가격 회복을 위해서는 도청뿐만 아니라 정부와 국회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진희 전여농 제주도연합 회장도 “창고에 썩은 감귤이 그대로 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는 동안 원희룡 지사가 한 게 뭐가 있냐”며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농민들이 나서서 도청을 에워싸야 한다”고 원 지사를 강하게 압박했다.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감귤농사를 짓는 김윤천씨는 “‘효자농사라 일컫던 귤 농사가 좀 먹는 농사가 돼 버렸다. 부모님에겐 불효자식이 됐고 농협과 행정엔 불평불만을 야기하는 나쁜 놈이 돼버렸다”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기상이변 탓에 출하 초기에 품질 저하로 가격이 폭락했다가 이후 꾸준한 관리로 당도가 상당히 올라왔다. 그럼에도 소비가 안 된다. 가격도 그대로다. 택배비만 주면 감귤 한 상자를 공짜로 보내준다는 얘기까지 있다. 현실이 이런데 도정은 농민들 탓만 하고 있다. 이게 말이 되냐”고 성토했다.

‘제주도 농업농촌예산 3% 증액하라’, ‘감귤 제주형 농산물 가격안정관리제도 조속히 시행하라’ 등의 팻말을 들고 ‘농민생존권 쟁취’가 적힌 머리띠를 동여맨 농민들은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농가에도 숨통이 트인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들은 “지난해 3번의 태풍과 때 아닌 장마, 긴 가뭄 등으로 유례없는 고통을 겪었다. 해마다 오르는 비료값, 농약값이라도 건지려고 수확해보지만 생산비조차 건지기 힘든 감귤 가격에 허탈할 뿐”이라며 “일회성이 아닌 구조적으로 감귤 가격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감귤산업을 육성할 방법은 ‘제주형 농산물 가격안정제도’의 시행”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농민들은 제주도가 이미 3년 전부터 제주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방법으로 ‘제주형 농산물 가격안정제도’를 마련했으나 예산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올해와 같은 가격파동이 발생했다며 제주도정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농정을 비판했다. 이에 농민들은 결의문에서 “감귤은 제주의 쌀이자 생명”이라며 ‘제주도 농업농촌예산 3% 증액, 감귤 공공수급제도 실시’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제주도정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대하며 대회장에 쌓여 있던 감귤 40여 상자를 어깨에 메고 도청 현관까지 행진에 나선 농민들은 도청 공무원과 경찰들이 제지에 나서자 상자에 담겨 있던 감귤을 모두 현관 앞에 쏟아내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농민들은 짓밟혀 으깨지거나 터진 감귤을 앞에 두고 원희룡 지사와 김성언 정무부지사와의 면담을 촉구하며 한동안 직원들과 대치했으나 이들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 뒤늦게 상황 수습에 나선 이우철 농축산식품국장이 농민 대표들과 협의해 추후 면담일정을 잡아보겠다는 말로 성난 농심을 달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에서 김윤천씨가 감귤농가가 처한 현실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에서 김윤천씨가 감귤농가가 처한 현실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굳은 표정으로 현장 농민의 발언을 듣고 있다.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굳은 표정으로 현장 농민의 발언을 듣고 있다.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에서 농민들이 '제주형 농산물 가격안정관리제도 시행'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13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감귤농가 경영안정 대책 및 감귤 가격안정 관리제도 실시 촉구 농민 결의대회’에서 농민들이 '제주형 농산물 가격안정관리제도 시행'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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