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헌의 통일농업] 남북관계 ‘빈 칸’ 채울 농업협력 방안 필요
[이태헌의 통일농업] 남북관계 ‘빈 칸’ 채울 농업협력 방안 필요
  •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 승인 2020.01.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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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헌((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이태헌((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새해 들어 북은 세계적 이목이 쏠린 가운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결정서를 발표했다. 이례적으로 신년사를 대체하는 형식을 취했다. 북은 이번 발표를 통해 ‘자력갱생’과 ‘정면돌파전’을 거듭 강조했다. 그렇지만 대외관계에 있어서는 긴장국면을 유예하는 입장도 함께 내비쳤다.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북은 절제된 표현과 전략적 유연성을 택했다.

반면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빈 칸’으로 남겨진 것이다. 지난 2018년 북은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대화를 제안했고, 지난해에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조건 없는 재개를 언급한 적 있다. 올해는 북이 구상하는 남북관계의 기조를 가늠할 수 없다.

‘당 전원회의’는 그동안 남북관계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번에도 관례를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올해처럼 다른 경로에서 조차 북이 남북관계를 거론하지 않은 점은 이례적이다. ‘북이 남을 무시하고 있다’는 관측들이 앞선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에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동안 북미협상에 집중키로 한 것은 사실상 남북 당국의 암묵적 동의(?)에 가깝다. 북미관계를 남북관계보다 반걸음 앞세운다는 전략이었다. 그렇지만 ‘하노이협상’ 이후 북은 이 방식을 불신했다. 이후 ‘판문점회담’과 ‘스위스협상’을 거쳤으나 미국은 북의 불신을 해소하지 않았다.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선순환을 구상했던 우리 정부는 ‘트럼프식 협상’에 발목이 잡혔다.

남북관계 진전 움직임에 부정적이었던 미국은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정부를 압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판문점회담 이후 우리 정부의 대응은 초라했다. 촉진자 또는 당사자의 역할이 극히 제한되는 국면을 맞게 된 셈이다. 이번에 드러난 남북관계의 ‘빈 칸’은 예고된 사태였다고도 하겠다.

한편 북은 이번 결정서에서 올해 농업구상도 함께 밝혔다. 미국의 압박수위에 대응해 전략무기의 개발수준을 높여갈 것이라는 의지를 강조했지만 ‘정면돌파전’의 기본 방향은 경제문제를 해결하는데 우선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농업부문은 이 같은 맥락에서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으로 분류됐다.

농업부문에서 북은 과학농법을 강화해 다수확열풍을 일으키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북은 농업과학기술과 연구기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농업과학기술인재를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리관개시설을 확충해 농업생산기반을 재정비하고, 농업기계화 비중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또 축산·과수 등 농업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전환을 강조했다. 전국적인 농지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생태·환경 기후변화 대응방안도 적극 챙겨나간다는 구상도 함께 밝혔다.

농업부문 정책에서 큰 변화는 없다. 전년 실적을 들어 자신감도 드러냈다. 김정은 위원장은 새해 첫 행보로 비료공장 건설 현장을 택하기도 했다. 과학농업과 증산, 효율성을 강조해 온 농업정책의 기조가 그대로 지속될 전망이다. 대북제재 상황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정세를 우선했기 때문에 자력갱생이 더불어 강조됐다.

남북관계의 ‘빈 칸’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대통령의 신년사에서도 이런 인식이 드러나 있다. 제재만능주의는 분명 정답이 아니다. 이란과의 극단적 충돌을 야기한 트럼프식 외교를 그냥 따를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은 남북관계의 ‘빈 칸’을 채울 수 있는 남북농업협력 방안이 꼭 필요한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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