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어질 듯 깊어가는 ‘우리의 소리’

농촌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전통문화 유지·계승 노력
농민들 “책임감 느끼지만 현실 녹록지 않아 아쉽다”

  • 입력 2020.01.12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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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해 10월 치러진 ‘2019 구례 통일쌀 공동경작단 벼베기’ 행사에 앞서 풍물단이 풍년을 기원하고 있다. 구례군농민회 제공
지난해 10월 치러진 ‘2019 구례 통일쌀 공동경작단 벼베기’ 행사에 앞서 풍물단이 풍년을 기원하고 있다. 구례군농민회 제공

 

한 해 농사 시작을 알리는 영농발대식과 추수 전 풍년기원제, 대동놀이 등 농촌 지역사회서 치러지는 행사에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우리의 소리, ‘농악’이다.

지난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농악은 ‘공동체 의식과 농촌 사회 여흥 활동에서 유래한 대중적인 공연 예술 중 하나’로 정의된다. 그간의 산업화로 우리 농촌이 가진 농경사회 고유 모습은 퇴색되고 있지만 농악을 비롯한 우리 전통문화는 농민들에 의해, 농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의해 유지·보전, 계승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농촌은 최근 심각한 소멸 위기에 처해있지만 그곳에 거주하는 농촌사회 구성원들은 전통문화 보전에 책임감을 느끼며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 우리 문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농촌 곳곳엔 면 단위로 조직된 풍물단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남 구례군의 경우도 각 면마다 풍물단이 조성돼 있다. 용방면에서 풍물단 활동을 지속해온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평가전망위원장은 “전통문화기도 하지만 농악은 농민·농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4~5년 전 풍물단을 꾸렸고 관내 전체 마을을 돌며 지신밟기 등 전통문화 보전과 더불어 공동체 결집 의식을 북돋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민중대회 등 아스팔트 농사지을 때도 농민들은 풍물을 손에 쥐고 상경해 길을 열어 주며 흥을 돋우는 등 한 몫을 단단히 해내고 있다. 농촌 소멸 위기도 전통문화 보전을 가로막는 역경 중 하나지만, 농업소득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농민이 농외소득 보전에 집중하면서도 부족한 시간을 쪼개고 아껴 가락을 배우거나 공연 연습에 몰두하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또 전남 영광군 묘량면 농악대와 더불어 영광농악보존회 이수자로서 활발히 활동 중인 홍경희 영광군여성농민회장 역시 “농민회원들을 주축으로 우리의 전통문화 농악을 지켜야 한다는 데 뜻이 모였고 가락을 배우고 익혀 영광군 11개 읍면마다 농악대를 꾸리게 됐다. 누가 생각해도 중요한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인데 현장에서 농촌 고령화를 체감해서인지 그것을 지킬 사람이 줄고 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반드시 지켜 내야만 한다는 책임감이 강했다”며 “특히 가락을 가르쳐주시고 함께 공연하던 어르신들은 이제 악기를 내려놓아야 할 만큼 연로해지신데 반해 농촌에 유입되는 젊은 인력은 거의 없어 어르신들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문화 보전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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