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기농대회의 유치 성공 의미

  • 입력 2008.07.07 01:06
  • 기자명 최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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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OAM세계유기농대회(이하 세계유기농대회)가 2011년 9월 경기도 남양주 및  팔당지역에서 개최된다.

지난달 6월24일 이태리 모데나시(비놀라)에 열린 IFOAM 총회에서 회원단체의 투표 결과 압도적인 표 차이로(한국 191, 대만 49, 필리핀 44, 총 344표) 우리나라가 차기 세계유기농대회 개최지로 결정됐다.

대회에 촛불문화제 영상 등장

이번 유치성공은 우리나라의 모든 친환경유기농업 생산 소비단체들과 경기도 및 남양주시, 농진청 등 행정기관들이 참여하는 거국적인 유치위원회를 구성하여 한마음 한뜻으로 유치활동을 벌인 노력의 결과이다.

2011년의 세계유기농대회는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며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발전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2011년까지의 집행부를 구성하는 세계이사가 금번 총회에서 투표에 의하여 선출됐는바, 독일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던 지난 집행부가 한국의 영향력으로 아시아(4명), 남미, 아프리카,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집행부로 완전히 개편돼 그동안 유럽중심의 IFOAM의 운영에 있어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또한 국내에서 불길처럼 번지고 있었던 촛불문화제도 유치에 큰 기여를 했다. 이번 이탈리아의 세계유기농대회 기조연설자로 나선 미국의 Alan Greene 박사는(스탠포트대학 교수) 10여분동안 한국의 광우병관련 촛불문화제 현장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한국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와 유기농업에 대한 열정을 소개했다. 또한 발표가 끝날 때까지 전체참가자들 손으로 촛불이 전달되어 한국 국민들의  촛불의 의미를 느끼게 하는 등 분위기를 조성하여 대회유치의 한국 대세론을 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유기농대회’가 열리면 어떤 이로운 점이 있을까?

첫째, 친환경유기농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최근 우리의 친환경농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2000년에 비해 친환경농가는 40배, 재배면적은 38배, 시장 규모는 약9배 신장하고 있으며 매년 40%정도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농산물의 대부분이 저농약농산물이다. 유기농 농가는 친환경농가 중에서는 10%정도이지만 전체농가 중에서는 0.6%에 불과하다. 시설형(비닐하우스) 유기농업 중심이고 농자재 투입형의 유기농업 형태이다. 따라서 유기농대회는 전 세계 유기농업 농가 및 관련자들이 2000여명이상 참가하여 다양한 세계 유기농업의 흐름과 정보를 교류하고 나누는 자리이기 때문에 유기농업의 생산, 가공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을 접하고 우리의 유기농업을 진흥시킬 수 있는 여러 정보를 얻어 활용한다면 유기농업 도약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둘째, 세계 유기농업기준에 우리나라의 유기농업 특성을 반영시킬 수 있다. IFOAM의 기준이나 원칙이 전 세계 유기농업의 원칙이 되거나 Codex의 기준의 근거가 되고 있으며 향후 유기농업 발전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름 장마철의 고온 다습한 기후특성상 노지에서의 유기농산물 생산은 지극히 어려운 현실이고 돌려짓기가 불가능하여 경종과 축산이 연계된 자원의 순환이 힘들다. 외부에서 유기질비료 등 각종 유기농 자재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지역의 주요 작물인 벼는 사실상 윤작이 필요하지 않은 작물이다. 오리제초 수도작, 우렁이 제초 수도작, 쌀겨농법 등 논에서 이루어지는 유기농업의 특성을 다양성에 기초한 세계유기농업 기준에 반영하는 기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세계유기농대회’를 통해 IFOAM의 유기농업의 기준에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현실을 담아낼 수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 

셋째, ‘세계유기농대회’는 DDA, FTA 등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우리나라 농업의 희망과 미래를 찾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식량위기가 도래하고 있으며 식품의 안전성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 세계유기농대회를 통해 소비자와 농업인의 친환경유기농업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제17차 유기농대회가 개최지는 경기도 남양주시의 영화촬영소를 비롯한 팔당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다. 팔당상수원 주변지역의 유기농업은 상수원보호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라는 악조건을 ‘유기농업의 확산’을 위한 호조건으로 활용하여 대표적인 친환경농업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를 보이고 있다.

불리한 유기농업 여건 개선을

팔당 지역에서의 유기농업운동은 팔당생명살림(구 팔당상수원유기농운동본부)등의 민간 조직들이 13년전부터 땅도 살리고 물도 살리며 생명들을 살리는 유기농업을 실천해오면서 농촌공동체의 회복,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일들을 일구고 있다. 이러한 팔당지역의 제반 내용들은 유기농대회 개최 장소로 손색이 없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대부분 비닐하우스를 활용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유기농업 특히 엽채류를 중심으로 한 전작농업의 방식은 시급히 개선해야할 과제이다. 아직은 여건상 불가피한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현재와 같은 형태의 비닐하우스 유기농업은 지속될 수 없다. 현재의 불리한 유기농업 여건을 개선하려는 노력들이 수반될 때 유기농대회의 의의는 더 크다.

최동근〈환경농업단체연합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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