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출마 예정자 인터뷰⑨] 천호진 전 농협 북대구공판장 사장

농산물 유통 점유율 대폭 확대
농협, 중앙집권적 지배구조 내려놔야 … 농축산물 판매 활성화 부서·경제전문인력 양성 추진

  • 입력 2020.01.05 18:00
  • 기자명 박경철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오는 31일 치러질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이 농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다 그만큼 회장이 행사하는 영향력도 막강해서다. 농협 회장이 이른바 농민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향후 농협이 나아갈 방향을 전망하고자 농협중앙회장 출마 예정자 연속 인터뷰를 진행한다.

사진 한승호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농협이 뭐가 부족해서 농산물 유통을 좌지우지 할 수 없나. 회장 당선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를 알리고 싶었다.”

지난해 12월 30일 가락시장 인근에서 만난 천호진 전 농협 북대구공판장 사장은 농산물 유통에 있어 농협의 점유율이 지금보다 대폭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게 농민조합원을 위한 농협 본연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는 “IT 등이 첨단산업이라고 하지만 우리 먹거리와 농업이야말로 첨단산업이라는 게 나의 철학”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천 전 사장은 농협중앙회장 출마 포부를 밝히며 “농협 전문가들이 이대로라면 농협의 미래가 없다는 얘기를 하는데 가슴이 아프다. 농협중앙회의 지위와 권한을 축소하고 이제 나눔과 상생을 통해 국민의 농협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 농협과의 인연은?

1986년 서문경농협에 입사해 6년간 근무하다 1991년 농협중앙회 경매사 공채 1기로 농협중앙회에서 27년간 근무했다. 총 33년이다. 농협 가락공판장을 비롯해 수도권 공판장에서 근무했으며 농협 북대구공판장 사장으로 명예퇴직했다.

- 농협에서 주도한 주요사업은?

농산물 유통으로 2014년에 위대한 한국인 100인상을 탔다. 예전엔 수박 하차를 할 때 마당에 쫙 깔았는데 목재상자에 넣는 걸 최초로 도입한 점이 평가를 받았다. 수박물류 혁신이었다. 이외에도 사과·감·귤·참외 등 소포장화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했다.

- 농협중앙회장 출마 포부는?

농협의 존재 의미는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농협은 거대조직임에도 농산물 유통에 있어 그리하지 못했다. 가락시장을 예로 들면 연간 도매로 4조7,000억원이 유통된다. 근데 농협이 4,400억원, 10분의 1도 점유하지 못했다. 9%다. 농협이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라고 감히 묻고 싶다. 현직에 있을 때도 농협중앙회에 문제의식을 꺼냈지만 전혀 변화가 없었다. 이 점이 출마의 큰 계기가 됐다. 적어도 4조7,000억원 중에 농협이 60%는 점유해야 한다. 그래야 산지농협이 마음 놓고 농산물을 보낼 수 있다. 이게 제 꿈이다. 농협이 얼마나 넓고 방대한 조직인가? 근데 그걸 못하고 있다. 그걸 혁신하려고 한다.

- 농협중앙회장이 된다면?

할 일이 많겠지만 무엇보다 농협중앙회의 중앙집권적 지배구조를 내려놔야 한다. 회장은 비상임이지만 모든 인사와 예산을 행사한다. 농협이 발전하려면 이런 지배구조를 지역으로 이양해야 한다. 이와 관련 각 지역에 본부장이 2명 있는데 지역의 대표 역할을 하는 지역본부장과 말하자면 실무를 총괄하는 영업본부장이다. 지역본부장은 지역농협에서 선출한 조합장이 맡으면 된다.

또한 앞으로 10년 후엔 농민조합원들이 다 사라질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맞는 개선이 필요하다. 원로조합원이 있었기에 지금의 농협이 있다. 이들을 배려하는 자격 조건이 필요하다. 아울러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는데 이에 맞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회장 선거와 조합장 선거 등 여전히 농협 선거가 깜깜이선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단 회장 선거는 전 조합장 직선제로 가야 한다. 농협 선거가 농민은 물론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

- 핵심공약은?

△농축산물 판매 활성화 경제전담부서 및 연구소 신설 △경제전문인력 인재양성 연수원 건립 △조합장 위상 강화 및 회원농협 무이자 지원 확대 등이다. 더불어 원로조합원 편의를 위한 요양시설 및 요양병원을 각 광역시·도 단위로 시범운영하는 게 큰 계획 중 하나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지역농협과 농협중앙회 직원 출신의 회장 도전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농협중앙회 업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자리 욕심이 아닌 제대로 일할 사람이 회장이 돼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