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감귤, 가공처리도 난항

바닥세 가격, 회복 요원한데
공장파업으로 가공마저 정체

  • 입력 2020.01.05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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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감귤농가의 처지가 갈수록 막막하다. 전방위적인 대책으로 가격이 약간 올랐다곤 하지만 충분치 않고, 오히려 가공이 정체돼 한층 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올 겨울 노지감귤은 생산량 증가와 당도 하락으로 5kg당 5,000원대의 폭락을 맞았다. 이에 대과 2만톤 가공수매와 소과 3만톤 농가 자가격리 등 시장격리가 잇따랐으며 농협·대형마트 판촉행사, 비상품감귤 유통 집중단속, 국회 상생협약식 등의 가격회생 대책이 줄을 이었다.

이렇다 할 반등요인이 없었음에도 각고의 노력 끝에 가격은 소폭 회복됐다. 지난해 12월 중순 5kg당 5,000원대를 기록했던 감귤 가격은 연말에 이르러 6,000원대 후반~7,000원대 초반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아직 정상적인 가격은 아니다. 5kg당 물류·박스·선과비만 4,000원 가까이 드는 제주감귤은 최소한 8,000원 이상의 가격이 나와야 농사를 유지할 수 있다.

아직 답답함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농민들은 또 하나의 비보를 들어야 했다. 제주도개발공사의 노조 파업 소식이다. 제주도개발공사는 먹는샘물 ‘삼다수’의 제조사로 유명하지만 제주 감귤 가공의 50% 이상을 책임지는 감귤주스 제조사이기도 하다.

제주도개발공사엔 지난 2018년 노동자 사망사고를 계기로 창립 24년만에 처음으로 노조가 결성됐다. 처우개선 등에 대한 노조와 사측의 협상이 사장 사퇴 이후에도 진척을 보이지 않고 제주도(지사 원희룡)는 사태 수습에 손을 놓고 있는 분위기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연간 제주 노지감귤 가공량 9만톤 중 5만톤을 소화한다. 1일 가공처리량은 600톤이며 이것이 12월 27일 이후 전면 중단된 것이다. 1분 1초의 가공처리가 아쉬운 폭락 상황에서 도정이 뜻하지 않은 문제를 초래한 것이다.

현재 감귤은 설령 가공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가격 회복 요인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제주도 감귤진흥과 관계자는 “파업이 길어지면 가공용으로 갈 비상품감귤이 상품으로 둔갑해 유통될 수 있어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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