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출마 예정자 인터뷰⑦]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함께하는 농협’이 목표
농협의 대변화 위한 준비 필요 … 안정된 농가기본소득 체계 구축 등 추진

  • 입력 2019.12.31 18:00
  • 수정 2020.01.01 00:37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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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오는 31일 치러질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이 농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다 그만큼 회장이 행사하는 영향력도 막강해서다. 농협 회장이 이른바 농민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향후 농협이 나아갈 방향을 전망하고자 농협중앙회장 출마 예정자 연속 인터뷰를 진행한다.

“향후 10년의 농업환경은 과거 100년보다 더 큰 변화가 올 것이다. 준비 안 된 사람, 준비 안 된 조직은 재앙을 맞을 수 있다. ‘함께하는 농협’을 만들어 농민의 주름이 활짝 웃는 웃음이 되도록 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23일 만난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의 농협중앙회장 출마 포부다. 이 전 위원장은 “엄청난 규모와 속도의 변화 속에서 철저히 준비하고 대응하면 역사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라며 농협의 대변화를 위한 준비를 강조했다.

- 농협중앙회장 출마 포부는?

미-중 무역분쟁, 농업 WTO 개도국 지위 포기, 가축질병, 고령화 등 현재 우리 농업·농촌이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농협도 이제는 성장이 아니라 생존을 고민할 시기다. 농협 사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또한 어려운 농촌에 활력소를 불어넣어야만 한다. 무엇보다 젊은 청년들이 농촌에 유입될 수 있는 농업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농협이 농민과 국민에 한발두발 뚜벅뚜벅 더 다가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으로 출마했다. 
 
- 농협과의 인연은?

1971년 경기도 성남 낙생농협에서 직원으로 시작했다. 지금이야 분당, 판교가 이렇지만 그 당시에는 전기도 안 들어오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1970년대 어려운 농촌현실을 뼈저리게 느꼈고, 1980년대 경제부흥 시대에 가려진 농촌도 보았다. 1990년대 외국농축산물의 범람으로 인한 우리 농업의 어려움도 겪었다. 1998년부터 10여년 간 낙생농협 조합장으로 농민의 아픔과 행복을 함께했고, 2008년부터 7년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으로 우리 농업의 활로를 고민하고 몸부림쳤다. 45년간 농협에 몸 담아 왔다. 또한 지난 2016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결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성찰의 시간을 가진 4년 동안 일선 현장에서 농민조합원들과 조합장들의 고견을 바탕으로 농업·농촌·농협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고민해왔고 답을 구했다. 보다 나은 농촌, 새로운 농협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서게 됐다. 
 
-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으로서 기억에 남는 일은?

감사업무라는게 참 딱딱한 일이겠지만, 모든 일을 하면서 항상 농민의 모습을 가슴에 품고 했다. 우선 경영진의 업무집행에 대한 실질적이고 즉시성 있는 감사가 실시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감사위원회의 위상을 제고했다. 2012년 초 농협중앙회가 사업구조 개편으로 경제·금융지주로 나뉠 때 자칫 조직의 혼란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를 조기에 안정화시키고 잘 출범되도록 했다. 당시 유명무실하던 전산 모니터링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했고, 사료에 들어가는 첨가제를 정상적이고 과학적으로 투입해 축산농민의 경영비 절감을 도모했다. 2011년 전산사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고자 내외부망을 분리해 해킹이 불가능하도록 함과 동시에 백업센터를 추가 구축토록 경영진에 요구해 최첨단의 농협의왕전산센터가 만들어졌다.
 
- 회장이 된다면?

제가 그리는 농협의 비전은 국민·농민·조합장·임직원과 ‘함께하는 농협’이다. ‘함께하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5대 공약 25개 약속을 마련했다. 그중 꼭 추진하고 싶은 사업 3가지가 있다. 첫째, 안정된 농가기본소득 체계를 만들기 위해 정부·지자체·농협·농민이 함께 참여해 ‘농민 월급제’ 등 농민의 안정적인 소득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둘째, 농축산물 유통을 확 뜯어 고치겠다. 생산은 최고의 품질로 적정량을, 유통은 트렌드에 맞는 체계를 구축하고 경로에 맞는 조직 및 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셋째, 농업과 농협의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4차산업 혁명을 바탕으로 디지털농협을 만들겠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농업·농촌의 현실이 무척이나 어렵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나서게 됐다. 중책이 맡겨진다면 임기 4년간 사즉생의 각오로 농민의 주름이 없어지고 활짝 웃는 농촌을 만들겠다. 조합장,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신발끈 동여매고 발로 뛰며 추진하겠다. ‘함께하는 농협’을 만들어 농업에 대한 열정과 헌신으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열어 가겠다. 무엇보다 사업계획이나 집행에 있어 조합장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열린 운영을 해 나가겠다. 4년의 시간이 지나고 퇴임할 때 모두로부터 박수 받으면서 떠나는 회장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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