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가 고 문중원 기수 유족들의 회장 면담 요구를 거부했다. 유족들은 김낙순 마사회장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듣고 싶다며 호소했지만 마사회의 차가운 외면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21일 경기도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 앞에서 문중원 열사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엔 문중원 열사의 부모님과 아내가 직접 제주와 부산에서 찾아와 김낙순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죽음의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선 똑같은 죽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왜 유독 마사회에선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거겠냐”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산업재해보고 위반 1위 사업장이 서울경마장, 3위 사업장은 부산경남경마장이다”라며 “문중원 열사의 죽음은 말이 아니라 마사회가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라고 규탄했다.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도 “마사회는 7번째 죽음에도 선진경마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문중원 기수가 죽음으로 고발한 경마 내부의 갑질구조와 부조리를 밝혀내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준 공공운수노조 마사회지부장은 “2017년에도 마필관리사가 유서를 남기고 죽었다. 그때에도 이 자리에서 죽음의 고리를 끊어달라는 결의대회를 했다. 하지만 또 다른 동료가 죽었다”라고 개탄했다. 김 지부장은 “이제 마사회장이 답해야 한다”라며 “마사회는 80주년을 맞아 준수, 공개, 수용, 건전을 약속했는데 대체 무엇을 바꾸겠다는 건가. 이제라도 유족과 마사회를 위해 죽음의 고리를 끊어달라”고 전했다.
그러나 마사회는 공공운수노조와 유족의 김낙순 마사회장 면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공공운수노조와 유족들은 결의대회 이후 마사회 본관을 찾아 거듭 면담을 요청했지만 김낙순 회장을 만날 수 없었다.
한편 경찰이 마사회 본관 앞을 가로막으며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과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유족에게도 길을 열어주지 않고 물리력을 행사해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유족들은 “일말의 양심도 없느냐. 예의를 지켜달라”며 마사회 본관 앞에서 통곡할 수밖에 없었다.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제대로 된 대책 마련과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이루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라며 “오늘 유족에 대한 태도와 면담을 거부한 데 대해 정치적 책임도 묻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