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농민들

  • 입력 2019.12.22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9년 농정의 핵심 의제는 ‘공익형 직불제’와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설치였다. 두 가지 사안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중요 농정공약 사항이다. 촛불항쟁으로 정권이 교체되고 2년이 되어가는데도 농정개혁은 여전히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이미 결정해야 할 쌀 목표가격은 미궁에 빠졌다. 직불제 개편을 하면서 변동직불금은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안으로 쌀의 시장격리를 제도화한다고 했지만 명확한 방향과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사실상 쌀값을 시장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는 수십 년 간 이어온 정부의 쌀값 지지정책 기조를 바꾸는 일대 사건이다.

문재인정부는 농정개혁에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 2017년 5월 10일 문재인정부가 출범하고 임기의 반환점을 돌고 있는 현 시점까지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 여전히 농산물 가격은 폭락하고 있지만 정부는 단 한 푼도 올려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가격 폭락의 책임을 농민들에게 전가하기 급급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의 요구는 점점 뜨거워졌다. 농민수당에 대한 요구이다. 농민수당은 지난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지자체장, 지자체 의원들의 핵심 공약으로 자리잡았다. 일부 군 지역에서는 올 초부터 농민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했고, 농민수당을 도입하는 지역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이는 농민들의 열망이 정책으로 수렴된 사례다. 농민들의 열망은 주민발의 조례제정운동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농민들이 중심이 된 주민발의 조례는 기존 지방농정의 틀을 넘지 못하고 도의회에서 좌절됐다. 기존 틀에서 할 수 없기에 주민들이 직접 나서는 것이 주민조례의 본 뜻이다. 주민발의를 통해 지방행정의 관행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것이 옳은데 현실은 다르다. 주민총의가 일방적으로 묵살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발의에 대한 위상을 제고하는 토론과 제도의 변화가 요구된다.

2019년 문재인정부는 WTO에서 농업부문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했다. 10월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WTO 개도국 지위 포기를 결정하고 선언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WTO 개도국 지위 포기가 당장 농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향후 통상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이 불가한 상황임에도 정부는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은 이미 계획되거나 진행되고 있는 정책을 재탕 삼탕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쌀 관세화 협상도 종결됐다. 513%의 고율관세를 지켰다고 하지만 국별 쿼터는 더욱 늘려주었고 밥쌀 수입도 하기로 했다. 박근혜정부에서 내놓은 안보다 후퇴한 것이다. 그래도 문재인정부는 이번 협상을 성과로 발표했다.

그나마 우리가 2019년을 보내면서 일말의 희망으로 삼는 것은 농업예산이 전에 없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난 12일 농특위에서 마련한 타운홀미팅 보고대회에서 농민들이 대통령에게 ‘직설’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자리를 시종일관 지켰던 대통령이 답을 내놓을 차례다.

키워드
#2019농민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