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회생 여지 없는 ‘절망적 폭락’

5kg 5,000원대 심각한 폭락
설 이후까지 반등요인 없어

  • 입력 2019.12.22 18:00
  • 수정 2019.12.22 23:08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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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바닥세로 시작한 노지감귤 가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가격이 반등할 만한 요인을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절망적인 폭락이다.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회장 김성언 정무부지사)에 따르면 감귤 가격(전국 도매시장·직거래 합산)은 지난달에 5kg당 6,000원대 중반을 유지하다가 이달 중순부터 5,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연이은 태풍과 비에 외관과 당도가 크게 떨어진데다, 전년대비 생산량이 늘어나고 경기는 침체된 탓이다.

제주는 물류비가 특히 많이 드는 지역이다. 도매가격이 5,000원이라면 이 중 농가 순수익은 100~200원에 불과하다. 농민들이 감귤농사를 유지하기 위해선 최소 8,000원 이상의 가격이 유지돼야 한다.

지금 가격으론 농민은 농민대로, 농협은 농협대로 답이 나오지 않는다. 김진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감귤위원장은 “감귤은 눈을 맞으면 상품성이 떨어진다. 겨울이 되면 농민들은 감귤을 따야만 하는데, 농협에선 출하자제를 시키며 안 받으려 하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고 호소했다.

제주도(지사 원희룡)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일 감귤 대과 2만톤 가공수매를 결정한 데 이어 지난 16일 다시 소과 3만톤 농가 자가격리를 지원키로 했다. 가공수매 kg당 300원, 농가 자가격리 kg당 180원으로 총액 114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두 번의 발표 모두 가격을 조금도 지지하지 못했다.

반등은커녕 더 떨어지지나 않으면 다행일 판이다. 현재 전년대비 출하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2,000원 이상이나 떨어져 있는데, 당도 향상을 위해 수확을 미룬 농가들이 본격 수확에 돌입해 출하량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박한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12월이 되면 감귤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했는데, 출하 초기 품질이 나빴고 당도도 지난해보다 낮아서 회복이 어려울 것 같다. 이제 감귤이 가장 많이 나오는 시기인데다 그 이후엔 다른 과일 수요가 많아지는 설이 있어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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