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생태농업 잠재력 증명한 ‘봉강 꾸러미’ 10년

언니네텃밭 상주봉강공동체, 10주년·500번째 발송 기념식
“10년 후에도 오래오래 함께하는 여성농민 공동체 소원”

  • 입력 2019.12.15 18:00
  • 수정 2019.12.18 10:55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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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11일 경북 상주 마리앙스 예식홀에서 열린 언니네텃밭 상주봉강공동체 10주년 기념식에서 안봉순(83) 생산자가 동료 여성농민들과 함께 소감을 말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북 상주 마리앙스 예식홀에서 열린 언니네텃밭 상주봉강공동체 10주년 기념식에서 안봉순(83) 생산자가 동료 여성농민들과 함께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인생이 재미있고 젊어지지요(문달님).”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살아왔어요. 통장 보는 재미도 있고(신영묵).”

“깊은 한숨, 깊은 인연… 나를 키운(김옥순).”

“작은 민주주의(장현희).”

텃밭과 공동체, 그리고 꾸러미와 10년을 함께한 특별한 여성농민들이 있다. ‘얼굴 있는 생산자’를 선택한 소비자들에게 농산물 꾸러미를 발송한 지 10년을 맞은 언니네텃밭 상주봉강공동체(대표 제정이, 봉강공동체)다. 봉강공동체는 지난 11일 경북 상주 마리앙스에서 공동체들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1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지금까지 여성농민들의 텃밭공동체를 응원한 이들에게 감사를 표함과 동시에 지난 10년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봉강공동체는 지난 2009년 언니네텃밭여성농민생산자협동조합(이사장 박점옥, 언니네텃밭)이 출범했던 해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했던 공동체들 중 하나다. 봉강공동체의 ‘언니’ 16명은 매주 화요일 상주시 봉강면 외서리에 있는 공동작업장에 모여 제철 채소, 달걀, 두부 및 반찬 등 9~10여 가지 먹거리를 준비하고 꾸러미 상자에 나눠 담는다.

봉강공동체에서 생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열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국제조정위원은 “매주 아홉가지 먹을거리를 싸며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보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까지 보낸 꾸러미는 바로 우리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라며 “어제같은 10년이 지난 지금, 10년 후에도 오래오래 함께 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돌아봤다.

봉강공동체는 귀농·귀촌 청년의 참여로 소비자의 요구를 수용하는 유연한 운영도 더해지면서 공동체들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꾸러미를 발송하는 성공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KBS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이 지난 9월 봉강공동체를 소개하면서 그 꾸준한 노력이 공중파에도 송출됐다. 이후 소비자 수가 30~40% 가량 늘어나면서 비명 아닌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발송량이 늘어나며 신규로 합류한 소수 인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생산자들이 10년째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걸고 꾸러미를 만들고 있어 소비자에게 신뢰를 준다. 또한 생산자 가운데 일부는 공동체 활동에 가계수입을 의지하는 은퇴·고령 여성농민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가진다.

제정이 봉강공동체 대표는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과 난관이 있었지만 다시 돌아보니 그 어려움과 고난보다 더 많은 기쁨과 즐거움, 행복이 있었음을 깨달았다”라며 “오늘 이 자리를 기점으로 지난 10년을 마무리 짓고 앞으로 10년도 승승장구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점옥 언니네텃밭 이사장은 축하의 인사와 함께 “텃밭은 여성농민의 손길이 필요하고, 여성농민이 울고 웃으며 살아온 여성농민들의 역사이기도 하다”라며 “여성농민의 손으로 지속가능한 농촌과 대안농정을 펼치는 언니네텃밭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자”고 독려했다. 

 

지난 11일 경북 상주 마리앙스에서 열린 언니네텃밭 상주봉강공동체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제정이 공동체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북 상주 마리앙스에서 열린 언니네텃밭 상주봉강공동체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사회자(김정열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국제조정위원)와 함께 여성농민가를 부르고 있다.

 

지난 11일 경북 상주 마리앙스에서 열린 언니네텃밭 상주봉강공동체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제정이 공동체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북 상주 마리앙스에서 열린 언니네텃밭 상주봉강공동체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제정이 공동체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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