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포기’에도 한농연 회장 없었던 이유

부정선거 여파로 회장 직무정지 … 내부선 제명·재선거 거론

  • 입력 2019.12.15 18:00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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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국내 대표적 농민단체 중 하나인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김지식, 한농연)가 부정선거 여파로 반년 가까이 중앙연합회장 없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농연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농연 19대 중앙연합회장 선거 과정에서 현 김 회장 측에서 부정행위가 있었으며, 내부고발에 의해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법원에 의해 직무가 정지된 상태로 일부 조직 운영 역시 직무대행 변호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회장은 지난 8월 이후 한농연 회장 직함으로는 어떤 공식 석상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정부의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방침이 알려진 뒤 성격·성향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농민단체가 결합해 투쟁을 벌이던 중대한 시기에도 농업계에서 한농연 중앙연합회장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한농연을 대표해 기획재정부 1차관 면담 등의 일정에 참여했던 것은 김제열 수석부회장이었다. 이후에도 현재까지 김 수석부회장이 각종 행사에서 대신 얼굴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한농연 중앙연합회장 자격으로 겸직하고 있는 <한국농어민신문>의 대표이사로만 활동 중이다.

이 관계자는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것을 보면 혐의가 입증된 부분이 있다고 봐야 한다”라며 “설령 기각된다 하더라도 여론 때문에 복귀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역에서는 최종 판결이 나오면 김 회장을 제명하거나 혹은 재선거를 치르자는 움직임도 보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 한농연 회장직의 위상에 대해 “한농연 회장은 회장직 뿐만 아니라 함께 맡게 되는 한국농어민신문 대표이사 명목으로 취할 수 있는 경제적 보수가 상당 수준 지급되는 것으로 안다”라며 “또 여러 농업관련 정부부처나 기관 등과도 가까워지기 때문에 정계 진출의 발판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이 지난해 한국농축산연합회 상임대표(현 연합회장)직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뒤 벌어진 상황 또한 과열 선거의 기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시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선거 여파로 한 해 동안 제대로 된 활동을 펼치지 못하다가, 올해 총회에서도 회장 선출 과정에서 마찰을 빚은 뒤에야 김 회장의 사과 및 출마 포기 선언으로 일단락된 사례가 있다.

한농연의 한 임원은 현재 상황에 대한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입장을 표명해달라는 요청에는 “한농연 중앙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며 정중히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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