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에 찢겨나간 안성 지역사회
선진에 찢겨나간 안성 지역사회
  • 장수지 기자
  • 승인 2019.12.15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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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양성면 일대 7만평 ‘축산식품복합 산업단지’ 조성 계획
예정지 주민·안성시까지 3자간 갈등 2년째 ‘악화일로’ 지속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10일 경기도 안성시 안성시청 앞 로터리에서 오조근씨가 양성면 도축장 건설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건 뒤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양성면 주민들의 도축장 건설 반대 행동은 200일 넘게 진행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0일 경기도 안성시 안성시청 앞 로터리에서 오조근씨가 양성면 도축장 건설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건 뒤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양성면 주민들의 도축장 건설 반대 행동은 200일 넘게 진행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도축장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한경선, 반대위)는 200일 넘게 도축장 조성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 참가자 대다수는 부지로 예정된 양성면 주민으로, 도축장 조성 계획을 규탄하며 안성시와 선진 등에 반대 의사를 전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7년 선진(총괄사장 이범권)은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석화리 산4-1번지 일원에 2,500억원을 들여 ‘축산식품복합 일반산업단지’ 조성을 계획했다. 하루 도축물량만 돼지 4,000두·소 400두에 달할 만큼 대규모 시설인데다 가공·유통으로까지 손을 뻗는 만큼 선진은 사실상 안성을 ‘축산물 유통 중심지’로 만들겠단 포부다.

하지만 선진의 이러한 야심찬 계획에 지역사회는 동강나 버렸다. 산업단지 조성을 놓고 주민은 찬반으로 갈렸고, 반대 측 주민들은 안성시 및 선진과 2년째 대립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시위에 참여한 오조근 덕봉1리 이장은 “사실 대규모 도축장을 안성시에 꼭 지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미 일죽면에 도드람 도축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전국에서 대형 도축장이 두 개 이상인 기초지자체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환경영향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들었는데 이윤만 쫓는 기업윤리를 생각건대 조성 후 방역 및 환경보전에 당초 계획대로 시간과 돈을 쏟을 거란 보장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양성면에서 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는데, 도축장 조성으로 한천이 오염될 경우 농업용수 공급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한경선 반대위원장은 “시위 기간이 길어질수록 참여하는 주민도 늘고 있다”면서 “도축장이 조성되면 주변에 아무 것도 들어서지 못하고 거주하던 사람마저 떠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선진을 비롯해 찬성 측 주민 등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어느 학부모가 도축장 주변 학교에서 자식을 교육시킬 것이며 어느 기업이 도축장 인근에 투자를 한단 말인지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또 “안성시가 당초 이장협의회를 통해 취합된 주민의견을 제대로 수렴했다면 사업이 지금 단계까지 진행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제대로 된 주민 설명회도 없었고 형식적으로 진행한 공청회마저 무산됐는데 무슨 근거로 절차를 진행 중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지역 농·축협의 반대 움직임도 눈여겨 볼만하다. 안성 시내 13개 농·축협 조합장은 협의회를 꾸려 양성면도축장 조성 반대 결의서를 안성시에 제출하고 매주 수요일 조합원들과 안성 시청 앞에서 유치 중단을 촉구하는 나름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관련해 최현수 안성축협 지도과장은 “위탁형태를 포함해 지역 내 축산 농가는 2,066호에 달한다. 대규모 도축장이 추가로 조성돼 전국에서 생축운반차량이 모여들 경우 분뇨 방출로 인한 환경오염과 지역 내 방역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덧붙여 “지난 2010년 하림은 안성시 미양면 공공 사업부지에 육계 전문 도계장과 가공공장 건설을 계획한 바 있다. 당시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사업을 포기했지만 9년이 지난 지금 계열사 선진을 내세워 양성면에 축종만 바꿔 당초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는 상황이다”라며 “이미 경기도 내 10개 도축장 가동률이 2017년 기준 소 36%, 돼지 64%밖에 되지 않는 실정인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의 대규모 패커 조성은 하림이 소·돼지 분야로 수직계열화를 확대해 축산업의 기업종속을 심화하겠다는 계획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선진의 축산식품복합 일반산업단지는 지난 2018년 3월 안성시청에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접수한 뒤 지난 7월 본안 접수 후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행정절차를 진행 중인 안성시(시장 권한대행 최문환 부시장)는 지난 2017년「안성시 공공갈등 예방 및 해결에 관한 조례안」제정 이후 처음으로 공공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해 축산식품복합 단지 조성을 둘러싼 갈등 조정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첫 회의가 위원장 선출조차 마무리되지 못한 채 중단된 만큼 내년 초 계획된 2차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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