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농작업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 입력 2019.12.08 20:53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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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전남 구례군에서 논에서 작업하던 농민이 콤바인에 깔려 숨지는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농작업 현장에서 여러 종류의 농기계를 다뤄야 하는 농민들이 농기계를 조작·운전하는 도중에 수많은 사고가 발생한다. 최근 이러한 농기계 사고유형에 대해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65세 이상의 고령농 비중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농촌에서 농민이 안전하게 농사지을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

몇 해 전 농촌진흥청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농민들이 농사를 짓다가 다치는 경우의 35%가 농기계와 관련됐다고 한다. 고령의 농민일수록 사고발생 위험이 더욱 커서 농기계 사용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농기계를 사용하지 않으면 너무나 고되고 힘든 일이 농사일이다. 더욱이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에서 농기계는 농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돼 버렸다.

벼농사의 경우 기계화율이 평균 98%로 밭농사 기계화율 60%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개선됐다. 기계화율이 진전될수록 농민들의 노동시간은 줄어들었지만 농기계 사고라는 또 다른 위험환경에 노출된 상태다. 1960년대 경운기를 위주로 보급된 농기계는 1970년대 트랙터, 1980년대 콤바인으로 확대돼 보급됐고 대부분의 농민들은 여러 농기계 기술을 배우며 농사를 짓게 됐다.

행정안전부 재난연감 통계에 따르면 2013년에서 2017년 5년간 총 7,471건의 농기계 사고가 발생했고 인명피해가 이 중 95%인 7,066명이었다. 농기계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망자도 541명이나 됐다. 농기계로 작업하는 도중 발생되는 사고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농기계 중에서도 경운기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경사진 커브길에서 경운기가 넘어지거나 추락하는 사고가 압도적이다. 경운기 다음으로 트랙터, 예취기, 관리기 등으로 인한 사고발생도 비중이 높았으며 농기계 회전체에 끼이거나 감기는 사고, 농기계가 전복되는 사고도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기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바로 4~6월 농번기였다. 시기를 놓치면 1년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이유로 대부분이 빠르게 작업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시기이다. 언제나 일손이 부족하고 자가노동이나 가족노동력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한다는 시기이다. 그래서 이 시기 가장 많은 농기계 사고가 발생되고 있다는 조사결과는 농업의 현실을 더욱 뼈아프게 느끼게 해 준다.

농기계는 교통사고에도 취약했다. 농기계 교통사고 사망률이 일반교통사고 사망률보다 40배나 높다는 것은 농기계 운전자만 주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도로에서 농기계 운전자에 대한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농기계를 사용하는데 있어 남성농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성농민의 안전도 더욱 유념해야 하며 여성농민 친화형 농기계 개발에 더욱 힘써야 한다. 농민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농업생산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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