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직영 양돈장에 제동

이지바이오 계열 직영 양돈장 두고 갈등 장기화
이지반사, 잇달아 상경집회 열고 가동 철회 촉구
“환경오염 문제지만 대기업의 축산진출도 심각”

  • 입력 2019.12.08 18: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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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이지바이오 그룹이 계열사 직영 양돈장 운영을 놓고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양돈장 운영 의사를 철회하고 대안프로그램을 논의하거나 지방자치단체에 농장부지를 매각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부여육종은 지난 2015년 전북 완주군 비봉면의 폐업한 양돈장을 인수해 돼지를 사육하려 시도했다. 부여육종은 이지바이오 계열 우리손F&G 농업회사법인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지역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해 부여육종의 농장재가동을 반대해왔다. 올 초 부여육종이 농장 인허가를 시도하려 하자 주민들은 ‘이지바이오 돼지농장 재가동을 반대하는 완주사람들’(이지반사)을 구성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지반사는 10월과 지난달 연이어 서울시 강남구 이지바이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농장 재가동 철회와 대안프로젝트 추진을 촉구했다. 또, 박성일 완주군수와 면담을 갖고 부여육종이 제출한 가축사육업 허가 신청을 불허할 것을 주문했다.

이지바이오 돼지농장 재가동을 반대하는 완주지역 주민들은 지난달 7일 서울시 강남구 이지바이오 본사 앞에서 농장 재가동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지반사 제공
이지바이오 돼지농장 재가동을 반대하는 완주지역 주민들은 지난달 7일 서울시 강남구 이지바이오 본사 앞에서 농장 재가동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지반사 제공

주민들은 해당농장이 예전에도 축분을 무단방류하다 적발돼 문제가 많았기에 농장이 재가동되면 지역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의 문제의식은 이지바이오와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환경오염을 넘어 기업의 축산진출에 대한 우려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여태권 이지반사 상임대표는 “부여육종은 아무 권한이 없어 이지바이오 본사와 면담을 하려 했다. 그런데 답이 없어 두 차례 상경집회를 하고 1인시위도 진행했다”면서 “환경오염도 문제지만 대기업의 축산진출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이지반사 활동을 하다보니 축산이 기업에 넘어가면 안 되겠다는 인식이 들었다”라며 “부여육종이 재가동하려는 농장엔 약 1만여두의 돼지가 들어갈 수 있다. 기업의 축산 진출을 규제하며 축산농민을 지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에 이지바이오 관계자는 “본사는 내부적으로 계열사의 경영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부여육종은 우리손F&G의 계열사다. 본사는 개별적인 경영활동엔 개입하지 않는다. 이지바이오는 계열사 모두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완주군은 부여육종이 지난달 제출한 가축사육업 허가 신청을 검토해 이달 내로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가축사육업 허가 신청은 완주군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완주군은 이 조례를 통해 주거지와 2,000m 이내에서의 돼지 사육을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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