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학교급식, 식품비·운영비 분리가 해답

학교급식 질 개선·조리노동자 처우 개선 전제 조건
천영미 경기도의원 “해묵은 급식 예산 문제 해결해야”

  • 입력 2019.12.08 18:00
  • 기자명 홍안나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홍안나 기자]

지난 3일 경기도친환경급식지원센터 운영위원들이 천영미 경기도의회 제1교육위원회 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급식비예산을 식품비와 인건비로 분리할 것을 건의했다(사진).

간담회에는 구희현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염현수 고양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 최진 경기도영양교사회장, 장소라 경기도학교영양사회장, 임덕연 조연초등학교장, 김재철 부천시친환경급식지원센터장 등 급식계를 대표하는 운영위원들 다수가 참석했다.

천영미 의원은 간담회에서 “경기도친환경무상급식이 전국에서 가장 앞서갔는데, 여러가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로 인해 발전이 지체되고 있다”며 “이번에는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이 학교에 지원하는 급식비에는 식품비와 조리노동자 인건비, 급식운영비가 포함돼 있어서 어느 하나의 비중이 늘어나면 다른 항목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인건비는 경직성 경비고 가스·전기사용료 등 급식운영비는 필수 비용이므로, 해마다 인건비나 운영비가 상승하면 결국 일정비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제규정이 없는 식품비만 지속적으로 줄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적정 식품비가 보장되지 않으면서 친환경급식 참여비율도 늘지 않고, 급식질도 저하된다는 것이 급식현장의 목소리다. 조리노동자들의 인건비 보장 및 처우개선을 위해서도 식품비·인건비 분리는 필수라는 것이다.

김재철 센터장은 “올해 고교무상급식이 시행되면서 교육청이 고등학교에 지원하던 조리노동자 1명에 해당하는 인건비 지원예산을 없앴다. 결국 학교마다 급식비에서 이 1명의 인건비를 부담하게 되면서 식품비 비중이 급격히 줄었다”며 현 급식비 구조의 폐단을 지적했다.

염현수 회장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먹는 점심급식 한 끼가 제대로 된 유일한 밥상이다. 이마저 식품비 부족으로 친환경급식을 못한다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며 분리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구희현 운영위원장은 “2016년부터 급식계는 식품비·인건비 분리를 주장해왔다. 타 시도는 모두 식품비와 인건비가 분리돼 있는데, 경기도교육청만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경기도교육청은 경기도가 돈을 더 대면 분리하겠다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서울시·제주시·세종시·강원도·충청남·북도·전라남도·경상남도·광주시 등에서는 식품비와 인건비를 분리 지원하고 있다.

천영미 의원은 “교육청과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논의한 후 다시 센터 운영위원들과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센터 운영위원들은 “12월 20일까지 천 의원에게 답변을 요청한 상황이며, 답변 내용에 따라 이재정 교육감과의 면담을 추진해 2020년부터는 식품비와 인건비 분리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