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품위기준 개선이 필요하다

  • 입력 2019.12.01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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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가들이 농산물 품위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학교급식에 생산물의 상당 부분을 납품하고 있는 친환경농가들은 전체 학교를 아우를 수 있는 명확한 품위기준이 없어 큰 애로를 겪고 있다. 유기농산물의 경우 더욱 문제다. 자연과 인간의 노동을 중심으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친환경농산물이 여전히 크기나 모양으로 평가받는다는 게 현재의 가슴시린 현실이다.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해 2001년 1월「환경농업육성법」에서「친환경농업육성법」으로 법률명이 변경된 지 18년, 지금의「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로 전부 개정된 지도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법률명이 바뀌고 법률이 변화돼 가는 과정 속에서 친환경농업에 대한 정책도 많은 변화를 겪었고 국민들의 관심도 더욱 커져만 갔다.

전국의 친환경무상급식 확대로 친환경농업은 크게 성장했다. 그리고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로컬푸드 운동으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대돼 왔다. 친환경재배 농민들은 친환경농업의 영역 확장을 위해 노력했지만 저농약인증제가 폐지된 이후 친환경재배면적은 정체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한국의 친환경농업은 인증제도의 굴레 속에 더욱 갇혀 버리게 된다. 운동을 통해 많은 것이 바뀌고 사람들은 더 노력하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는 것들도 상당하다. 친환경농산물 품위문제가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바로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친환경농산물이 그러하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친환경농산물이 담고 있는 가치는 크다. 볼품없어 보여도 건강한 먹거리가 바로 친환경농산물이다. 농산물의 표준규격과는 획일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것이 친환경농산물이다. 크기, 모양, 색태 등의 품위가 일반 표준규격과는 당연히 달라야 한다. 우리가 더욱 신경써야 하는 것은 친환경농산물이 가지는 가치를 확산시키는 일이다.

친환경농산물이 어떤 과정으로 재배되고 무엇을 중요하게 평가받아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농촌을 경험하지 못하고 농업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이 너무나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해야 한다. 좋은 것이니 막연히 먹어야 한다는 일방통행식 요구가 아니라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과정이 함께 동반돼야 한다.

자연에서 자란 농산물이 다양한 모양과 크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것, 벌레가 먹을 수 있는 생산물이 건강한 먹거리라는 것을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한다. 농사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친환경농업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농사는 힘들고 어렵다. 친환경농업은 더욱 더 그러하다. 판로도 막막하고 어렵기까지 한 친환경농사를 이어가고 있는 농민들은 그들이 가진 신념과 가치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친환경재배 농민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것은 땅과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농업이다. 친환경농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반영한 품위기준이 마련돼야 친환경농업이 더욱 지속가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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