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저율관세 TRQ 쌀, 철저히 관리해야

  • 입력 2019.11.24 18:46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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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쌀 관세율 513%가 확정됐다. 쌀은 한국농업의 최후 보루로 마지막까지 관세화를 유예하다 지난 2015년부터 전면개방 됐다. 100% 농산물 수입자유화 시대, 관세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WTO 쌀 관세율 검증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이제야 종결됐는데 ‘검증’이라는 명목으로 한국에 쌀을 더 수출하고자 했던 국가들의 욕심 때문에 긴 시간을 끌어온 것이다. 513%로 쌀 관세율이 결정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WTO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그 공식으로 산정된 관세율이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었다.

513% 관세율이 관철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검증과정에서 붙은 꼬리표를 보면 그리 긍정적이라 볼 수만은 없다. WTO 개도국 지위도 스스로 내던져 버린 지금 513% 관세율이 얼마나 유지될지도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 스스로 자국의 권리를 내던져버렸기 때문에 한국은 강대국의 요구에 굴복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쌀 관세율 검증과정에서도 그리고 그 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TRQ(저율관세할당물량) 쌀 40만8,700톤은 앞으로도 영원히 수입하게 됐다. 이 물량은 1995년 5만1,000톤에서 2004년 20만5,000톤으로 증가됐고, 2014년에 지금의 40만8,700톤으로 확정돼 관세화가 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입자유화는 100% 이뤄졌지만 관세화 이전에 수입해 오던 물량도 여전히 수입해야 한다는 것은 부당한 규정이다. 여기에 한몫 더해 국가별 쿼터까지 주어지게 됐다.

TRQ 쌀 40만8,700톤 중 95%인 38만8,700톤에 국가별 쿼터가 배분됐다. 지난 2015~2017년 수입실적을 기준으로 중국 40.4%(15만7,195톤), 미국 34.0%(13만2,304톤), 베트남 14.2%(5만5,112톤), 태국 7.3%(2만8,494톤), 호주 4.0%(1만5,595톤)를 배분한 것이다. 이제 해당 5개 국가는 우리나라에 안정적으로 쌀을 수출할 특권을 얻게 됐다.

특권을 얻게 된 국가는 대부분 주요 쌀 생산국이다. 세계 쌀 생산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5위 베트남, 6위 태국, 14위 미국으로 호주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한국보다 쌀을 많이 생산하는 국가다. 우리나라는 세계 쌀 생산량 16위 국가로, 정부는 현재에도 국내 쌀 재배면적을 줄여 쌀 공급량을 축소하려 애쓰고 있다. 그 이유는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꾸준히 감소해 국내 수요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외에서 들어오는 수입량은 쌀 수출국에 특권까지 부여하며 방석을 깔아주고 있다.

쌀은 여전히 우리농업의 중심이고 쌀이 가지는 중요성을 누구나 공감하지만 우리가 노력해서 소중함을 지켜내려 하지 않으면 한순간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지금 우리농업이 처해 있는 현실이 그러하다. 각종 채소값이 폭락해도 수입농산물은 버젓이 우리 시장에 들어와 시장을 잠식하고, 아무리 농민들이 힘을 모아 생산량을 줄여도 수입농산물을 관리하지 않아 무용지물이 돼 버린다. 수입산은 두고 우리 것만 잡는 애먼 행동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특히 TRQ 쌀 40만8,700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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