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생태계는 한덩어리 … 가축전염병 남북공조 필요”
“한반도 생태계는 한덩어리 … 가축전염병 남북공조 필요”
  • 홍기원 기자
  • 승인 2019.11.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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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희종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이달 미국 뉴욕을 방문해 UN과 미국 국무성에 질병방역을 목적으로 한 남북교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제재 완화를 요청하고 귀국했다. 이번 방미는 경기도의회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주축이 돼 남북교류와 평화를 위한 제재 완화를 호소하는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토론회에서 공동성명이 채택되는 등 일정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우 교수를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응하려면 방역분야에서 어떤 남북협력사업이 진행돼야 하는지 알아본다.

ASF 유입경로, 북쪽으로 추정되는데?

한반도는 정치적으로 남북이 나뉘었을 뿐 생태계는 한덩어리다. 생태적 관점에선 한 묶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중국에서 ASF가 발생한 뒤,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심지어 동티모르에서도 발생했다. 일본을 제외한 주변국 모두 ASF가 발생했기에 앞으로 우리의 양돈산업을 지키려면 남북공조를 포함한 주변국과의 공조가 필요하다. 북측과의 방역공조는 우리를 위해 아주 절실한 사업이 돼야 한다.

그래서 이미 지난해 12월 평양을 방문해 남북방역공조를 논의하고 소독약, 백신 등 동물의약품을 보내려 했는데 통일부 허가를 받는 데 2달 이상 걸렸다. 게다가 3국을 경유해 보내라는데 백신은 콜드체인시스템으로 보내야 하기에 비용과 약효 문제로 현실적으로 어렵다. 개성을 통해 보내려 협의하던 차에 북미 하노이회담이 결렬돼 논의가 정지된 상태다.

보다 체계적인 협력사업 있어야 하지 않나?

북측도 기본적인 방역체계는 갖추고 있다. 수의과대학이 6년제뿐 아니라 4년제도 있다. 그래서 OIE(세계동물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수의기사제를 도입하고 있다.

다만 실질적인 장비와 물자가 부족하고 첨단기술 습득이 낙후됐다. 방역공조가 되려면 일단 정확한 가축전염병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유전자증폭기 등 첨단기기가 없고 항원·항체를 검사할 간단한 장비도 없다보니 어렵다. 남북방역공조가 이뤄지려면 최소한 진단기기가 들어가고 이를 훈련할 수 있는 관련한 시약이 들어가야 한다.

우려스러운 점은 지금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한 현실적으로 방역공조가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 뉴욕을 방문해 제재 완화를 호소했지만 한국정부가 앞장서 미국사회를 설득하고 한국상황을 이해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서울대에 통일수의학센터가 설립된다는데?

기본틀은 만들었고 올해 안에 마무리해서 내년부터 활동할 것이다. 지난해 방북했을 때 북쪽에서 정부차원의 협력이 안되면 민간학술교류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남쪽의 주체가 누군지를 물었다. 우리도 민간주체의 필요성을 공감해 통일수의학센터를 설립하게 됐다. 북측 수의사를 훈련하고 기술을 전파하는 남북공조 민간주체기구라 생각하면 된다.

정부의 차단방역을 평한다면?

한강이남의 양돈산업을 보호하려다 보니 접경지역에 강한 조치를 취한 것 같다. 우선 연천·철원지역 야생멧돼지를 잘 막아야 한다. 동으로 이동해 태백산맥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안 된다. 그런데 현재 야생멧돼지 관리는 환경부가 하고 농장동물 관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하고 있다. 동물정책을 총괄할 청급의 기관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수의학분야는 보건분야와 달리 정책입안에 필요한 국책연구원이 없다. 이번에 역학조사의 일환으로 임진강 물을 검사했는데 수인성 전염병에 맞는 방식으로 하더라. 기본적인 개념이 통합이 안된 게 문제다. 동물 전체를 총괄하는 국책연구원이 꼭 필요하다.

ASF 백신 개발된다면?

아마 2~3년 내에 상용화된 백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이 나와도 문제이긴 하다. 중국의 ASF 상재화가 가장 우려되는데 중국이 백신정책을 도입하면 결국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게 아니어서 상재화를 의미한다. 중국이 상재화된 상태라면 우리나라도 계속 이번과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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