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노동자, 안전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

  • 입력 2019.11.17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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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농촌인력문제로 인명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고창군에서 농작업을 위해 이동하던 미니버스가 논으로 추락해 1명이 목숨을 잃고 11명이 큰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났다. 올해만 해도 이런 참사가 계속돼 우리 농촌의 인력 부족문제의 심각성과 열악한 교통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농작업을 위해 이른 새벽부터 장거리를 오고가야 하는 농업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을 하루빨리 개선하지 않으면 이러한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농촌 현장의 부족한 인력수급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여전히 그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농번기가 되면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게 농민들의 가장 큰 숙제다. 계절적 특성이 강한 농업은 제 때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한해 농사를 망칠수도 있기 때문에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노동력을 구하는 건 매우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농사는 노동력이 기본이다. 상당부분 기계화가 이뤄진 벼농사를 제외하고는 파종부터 수확까지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농사다. 65세 이상 농가인구가 40%에 육박하며 농업 노동력의 부족현상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가족노동력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전통적 농사형태가 대규모로 변화돼 가면서 농촌인력의 부족현상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특히 원예작물의 주산지에서는 대규모 노동력이 필요한 시기가 되면 다른 지역에서 노동력을 고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원정농작업’ 특성상 작업시간을 맞추기 위해 어두운 새벽과 저녁시간에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안전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측면이 강하다. 지금의 열악한 농업구조문제가 농업노동자들의 생명까지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원정농작업의 대부분은 이제는 자신의 농사를 짓지 않게 된 고령의 여성농민들과 외국인노동자가 주로 참여하게 된다. 고령의 여성농민들이 가진 농업기술과 노하우는 숙련된 농업노동자로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이제 농촌에는 외국인노동자가 없으면 농사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농촌을 지탱하는 주요 축이 됐다.

외국인노동자는 농촌에서 중요한 노동인력으로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림자 또한 크다. 열악한 위치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더욱 열악한 작업환경이 주어지는 지금의 농촌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농촌의 고질적인 문제인 농촌 인력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와 농협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자체에서는 유휴인력에게 농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시군농촌인력센터를 운영하고 농촌인력중개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농촌 인력수급을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 늘어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작기 별로 구분해 연동할 수 있는 지역 간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며 고용노동력 조달방법에 대한 문제점 분석을 통한 변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위험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농업노동자의 작업환경이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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