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노린재 피해에도 합당한 보상 못 받는 친환경벼농가

농약 안치고 방제 노력했지만 ‘관리 소홀’ 지적?

  • 입력 2019.11.10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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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먹노린재로 인해 친환경 벼농가들의 피해가 컸음에도 피해농가들은 그에 합당한 보상을 못 받는 상황이다.

올해 전라남도 지역의 먹노린재 피해가 특히 심했다. 전남도의 지난 8월 27일 발표에 따르면, 올해 도내 먹노린재 발생 면적은 1만5,191ha로 지난해 9,316ha 대비 63% 늘어났다.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에 월동하는 먹노린재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남쪽 순천·여수지역 농가들의 먹노린재 피해가 극심했다. 순천시 해룡면에서 친환경 벼농사를 짓는 임승택씨는 “올해 5월 22일 모를 심었는데 5월말에 보니 볏잎이 하얗게 변했다. 1주일도 안 돼 모 아래쪽에 먹노린재가 바글바글했다”며 “겨울 동안 인근 산이나 논두렁에서 월동하다가 봄에 모를 심자마자 달라붙어 (양분을)빨아먹은 상황”이라 말했다.

순천시 별량면 농민 현영수씨는 “순천시에서 친환경 방제비용 50%를 지원하지만 그럼에도 먹노린재 발생이 급증해 농가들로선 약재를 더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친환경약재를 사용해도 먹노린재 방제가 어렵다는 점”이라 말했다.

보통 먹노린재 방제용 친환경약재는 한 병당 3~5만원 수준인데, 제충국 등 살충 성분이 들어있는 약재는 한 뼘 길이도 안 되는 약재 한 병당 6만원 이상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벼농가들은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씨는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상태인 만큼 손해평가사들에게 피해산정조사를 신청했는데, 손해평가사들은 조사 뒤 ‘농가에서 먹노린재 방제에 소홀했다’며 기존 농가 자부담율 20%에 방제 소홀로 인한 자부담율 10%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농가들은 30%의 액수를 자부담했는데, 이는 일반벼농가와 똑같은 수준”이라 비판했다.

해룡면의 또 다른 친환경 벼 재배농민은 “손해평가 과정에서 ‘친환경농가들은 일반벼농가들처럼 농약을 치면서 방제를 위한 노력을 안 기울이지 않았냐, 먹노린재가 자라도록 방치한 것 아니냐’는 식의 소리까지 들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NH농협손해보험 측은 “먹노린재에 대한 친환경 방제 과정의 피해에도 보상에 차이를 두지 않는다”며 “순천 상황을 재확인해 문제 없이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영수씨는 “친환경 벼농가에 대한 손해평가 과정에서 일반농가와 친환경농가의 차이점을 염두에 둔 평가가 이뤄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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