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서울 친환경급식, 소농 참여 넓혀야
‘10살’ 서울 친환경급식, 소농 참여 넓혀야
  • 강선일 기자
  • 승인 2019.11.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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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서울시(시장 박원순) 친환경급식이 10주년을 맞았다. 그 동안의 성과는 성과대로 평가하되, 향후 중소가족농의 목소리가 온전히 반영되는 서울 친환경 무상급식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 1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서울 친환경급식 10년, 성과와 과제 - 지속가능한 친환경급식을 위한 심포지엄’이 서울친환경급식광역산지협의회와 한국유기농업학회 주최로 열렸다. 이날 정만철 농촌과자치연구소 소장은 “서울 친환경 학교급식의 시작으로 대규모 친환경농산물 구매시장이 형성됨에 따라, 학교급식 대응을 위한 친환경농가 산지조직화가 가능하게 됐고, 여기 참여한 친환경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낮은 친환경과수·유기농 비중

그럼에도 여전히 개선할 점 중 하나로 친환경농산물 비중 확대 문제가 거론된다. 정 소장은 “현재 양곡류의 친환경 비중은 90%이나, 과일의 경우 올해 9월말 기준 친환경 비중이 35.3% 수준이다. 감귤을 제외한 대다수 과일류가 친환경 재배가 어렵기 때문”이라 밝혔다. 정 소장은 이어 “여전히 서울 친환경급식에 들어가는 농산물 중 유기농산물 비중은 전체 물량 기준 13%, 금액 기준 14%에 그친다”며 유기농산물 비중 증대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육 없이는 진짜 친환경급식 불가능

지난 1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서울 친환경급식 10년, 성과와 과제-지속가능한 친환경급식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경북 상주 농민 최준혁(왼쪽)씨가 친환경 포도를 비롯한 친환경먹거리의 품위기준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도를 든 사람은 정만철 농촌과자치연구소 소장.
지난 1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서울 친환경급식 10년, 성과와 과제-지속가능한 친환경급식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경북 상주 농민 최준혁(왼쪽)씨가 친환경 포도를 비롯한 친환경먹거리의 품위기준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도를 든 사람은 정만철 농촌과자치연구소 소장.

 

이날 토론회에 온 경북 상주시의 친환경 포도재배 농민 최준혁씨는 단상에 포도 두 개를 들고 나왔다. 한 손엔 알맹이가 굵고 깔끔해보이지만 항생제를 넣은 포도가, 또 한 손엔 볼품없어 보이지만 유기농 재배 포도가 있었다. 최씨는 “항생제를 친 포도가 겉보기엔 더 좋아보이지만, 실제로 건강에 좋은 것은 유기농 포도라는 사실을 매번 찾아오는 영양 교사들에게 이야기하면 깜짝 놀라더라”며 “유기농산물이 어떻게 재배되는지, 그것이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내용을 정리해 책자를 배포하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서울 강서초등학교 영양교사 이경희씨는 “영양교사들은 교사가 되기 위한 교육과정에서 친환경농산물 관련 교육을 못 받은 채 학교에 오기 때문에 친환경농업과 친환경먹거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친환경급식 시작 뒤 산지체험 참여와 교육을 받으면서 많이 배웠다”며 “그럼에도 산지체험 활동은 소수 인원들만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친환경교육 기회도 아직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영양교사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니 아이들 먹거리교육은 더 어려워진다. 이씨는 “친환경급식을 함에도 여전히 아이들에겐 패스트푸드류나 외식업체 음식이 더 인기가 많고, 학교 앞엔 편의점이 3개나 있어 급식을 이용하다 말고 ‘야, 나가서 라면 먹자’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며 “친환경과일을 제공했는데 아이들이 안 먹고 버리면 ‘먹고 싶은 애들 더 줘야 하는데’ 하고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영양교사 뿐 아니라 교장 등 학교 당국자들에 대한 친환경교육과 이를 기반으로 학교에서 텃밭 등을 통한 학생 대상 친환경먹거리 교육 강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게 이씨의 입장이었다. 이씨는 “학교텃밭에서 아이들에게 강낭콩 농사를 짓게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자신이 직접 키운 강낭콩을 넣은 밥은 잘 먹더라”며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먹거리와 농업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중소가족농 목소리 보장돼야

무엇보다 서울시 친환경급식이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정작 중소가족농이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도 지적된다. 이날 토론회에선 품위 내용 중심으로 이야기가 되다 보니 소농 참여 문제는 많이 거론되지 않았다.

송원규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산지 농가들을 조직화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아닌, 9개 광역지자체에서 하나씩 선정된 영농조합이나 농업회사법인들이 서울에 공급하는 상황”이라며 “많이 생산하는 규모화된 농가들이 물량의 상당부분을 공급하는 상황”이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와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발표한 ‘도농상생 가치실현을 위한 친환경 학교급식 공급체계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학교급식 공급농가 중 매출액 1,000만원 미만 농가 수가 60.5%, 5,000만원 이상 농가가 8.7%였던 반면 공급액 비중은 1,000만원 미만 농가 9.8%, 5,000만원 이상 농가가 52.7%인 걸로 드러났다.

이는 서울 친환경급식 공급 과정에서 양파, 감자 등 10대 주력품목이 품목별로 2~3개 산지에 공급량이 집중되는 상황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로 인해 친환경농산물 품목의 다양화도 어려워지게 되는 상황이다.

송 부소장은 “물량 배정 관련 정보, 가격심의위원회를 통한 가격산정 정보도 생산농가들과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지적했다. 생산농가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서울 급식에 얼마나 들어가는지, 정확히 어느 정도 가격으로 공급되는지 정보를 얻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현재 서울시 학교급식 체계에서 학교와의 직접 계약은 배송협력업체가 담당한다. 배송협력업체들은 학교와의 계약주체라는 점을 이용해 클레임이 들어올 시 친환경농산물을 관행농산물로 바꿔 납품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농가 부담은 가중되고, 학교와 농가 간 신뢰문제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한편 산지공급업체와 친환경농가 간에도 가격과 물량정보 제공에 따른 정상적 계약재배 관계가 아닌 출하약정 수준의 관계인 경우가 많다는 게 친환경자조금 보고서의 분석이다.

송 부소장은 “향후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산지생산자단체와 농가 간 계약재배가 출하약정 수준인지 정상적인 계약재배인지 산지관리를 통해 직접 파악해 평가하도록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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