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선언’ 30주년 … 생명살림·농업살림 기치 되새기는 기회로

  • 입력 2019.11.03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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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한살림선언 30주년 기념 ‘생명과 더불어, 시대와 함께’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특별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한살림선언 30주년 기념 ‘생명과 더불어, 시대와 함께’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특별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살림연합(상임대표 조완석, 한살림)이 ‘한살림선언’ 발표 30주년을 맞이했다. 기존의 산업문명 체계를 되돌아보며 새로운 생태·환경·평화운동을 추구했던 30년 전 선언의 의미를 되살리자는 게 한살림의 공식 기조다.

한살림은 지난달 29일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살림선언 30주년 기념 ‘생명과 더불어, 시대와 함께’ 행사를 열었다. 이날 한살림 조합원들은 “지난 30년 한살림선언은 70만 조합원과 2,000여 생산자들의 자유선언이자 생명살림의 실천강령이었다”며 이 선언을 기반으로 한살림이 농약과 화학비료로 황폐화된 땅 위에 생명농업의 싹을 틔우고, 각박한 도시 소비자들에게 나눔과 환대의 공동체를 제안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살림 조합원들은 최근 시장과 농업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생산자의 후세대를 키우고 청년과 미래 세대를 한살림으로 모시는 일이 당면 과제”임을 강조했다. 이어 “조합원의 경계를 넘어 사회적경제, 협동운동의 확산을 위해 한살림이 먼저 노력해야 한다”며 “생명살림, 농업살림, 밥상살림의 기치를 들고 북녘동포, 지구촌 민중과의 연대를 실현해 가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행사 후반부에 열린 이야기마당에선 4명의 조합원이 한살림 운동에 대해 평가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살림선언 발표 당시부터 활동한 1세대 조합원 서형숙씨는 “30년 전 무위당 장일순 선생이 ‘소비자가 생산자의 하느님이 돼 달라’고 하신 게 기억난다. 그 말씀따라 농민들과 함께하고자 노력했던 시간이 떠오르는데, 한 생산자의 고추밭에서 지열을 견디며 힘들게 작업하면서 ‘생산자야말로 하느님이구나’란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고 고백했다.

한살림생산자연합회 청년위원회의 ‘2030 분과’ 분과장 나기창씨는 “한살림 공동체 속에서 농민 선배들이 걸어온 길을 보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었다”며 “한살림과 우리 농업의 앞날을 위해 청년농민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해야 한다는 생각에 2030 분과 조직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 밝혔다. 2030 분과는 현재 86명의 40세 이하 청년농민이 참여 중이다.

한살림의 변화 필요성에 대한 주장도 제기됐다. 한살림 조합원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은 “한살림이 ‘생명운동의 맏형’임에도 최근 들어 생명운동보단 ‘생협운동’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싶다”며 “다시금 생명운동, 생명살림 정신을 되새길 시점”이라 강조했다.

청년조합원 윤지혜씨는 “한살림의 앞날을 위해선 많은 청년들이 가입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30대 조합원들, 특히 30대 여성주부들의 불편함에 대해서도 귀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예컨대 제철나물, 반찬꾸러미를 공급하거나 청년들의 가입 유도를 위한 유튜브 채널 운영 등을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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