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헌의 통일농업] 농업협력 기조, 유무상통과 상호의존성이 중요
[이태헌의 통일농업] 농업협력 기조, 유무상통과 상호의존성이 중요
  •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 승인 2019.11.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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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헌((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이태헌((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남북협력에 있어 최근 상호주의 원칙이 지나치게 강요되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농업협력에서는 상호주의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상호주의란 서로에게 동등한 권리와 이에 걸맞은 역할을 전제한다. 진전과 교착을 거듭하는 북미협상에서도 상호주의는 주요한 원칙이자 논란이다. 그렇지만 엄격한 상호주의를 둘러싼 논쟁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경계할 일이다.

모든 농업협력은 비정치적이며 인도주의적 속성이 다른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그렇지만 긴급구호 단계를 지나 포괄적인 협력으로 진전되려면 상호주의 원칙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향후 남북농업협력의 기조에서는 최소한 포괄적 상호주의 또는 유연한 상호주의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엄격한 상호주의란 동시성이나 등가성을 지나치게 고집한다. 남북관계에서 “동시에 양측이 똑같은 가치를 건네받아야 한다”고 고집한다면 이는 차라리 몽니에 가깝다. 상호 신뢰를 쌓기도 전에 자칫 갈등을 부추기기 십상이다. 농업협력의 상호주의 기조에는 유무상통으로 이를 보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있고 없는 것을 서로 융통’함으로써 상호 보완하고, 이를 통해 결국 상호주의 원칙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농업협력에서 또 다른 중요한 원칙은 상생공영이라 하겠다. 농업협력을 통해 남북한 농민의 삶이 이전보다 나아져야 하며, 한반도농업도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생공영 기조에는 상호의존성을 높여가는 역설이 필요하다. ‘더 나아지는 것’과 ‘서로의 필요성’이 일치한다면 협력의 틀은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농업협력을 통한 미래농업의 블루오션을 찾는 것도 상호의존성을 높여가는 주요한 방편이라 하겠다.

최근 (사)통일농수산사업단은 분과협력위원회 성격인 ‘한약재협력위원회’를 발족했다. 이 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한약재시장은 중국산의 점유율이 90%에 달한다. 국내산 한약재는 뛰어난 약리성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반을 잃은 셈이다. 반면 북한은 이전에 한약재를 공급했던 남한의 시장을 잃게 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생물다양성협약’과 ‘나고야의정서’로 인해 앞으로는 외국에서 한약재를 수입, 가공할 경우 비싼 로열티가 부가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남북 간의 한약재협력은 이런 위기를 해소하고 한반도의 한약재산업을 재건하는데 유력한 수단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북한은 별도의 기반을 추가로 조성하지 않고서도 3억 달러 상당의 수출시장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향후 남북산림협력에서 임농복합모형을 통해 한약재협력이 더욱 확대될 여지도 높다. 남북협력을 통한 블루오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상호의존형 상생공영의 협력인 셈이다.

한편 지난달 15일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남북농림수산협력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위원회는 남북협력을 위한 제반 전략과 추진동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산림·축산·수산 등을 포함한 남북농업협력 청사진에는 ‘상호주의와 유무상통’, ‘상생공영과 상호의존성’ 등에 관한 전략적 협력기조와 접근방안도 함께 담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북미협상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협상시한을 눈앞에 둔 상태라 막바지 진통이 따를 것이다. 우리에게는 북미협상의 이후를 준비할 시기이며, 농업협력의 기조를 확고히 세워야 할 시기이다. 농특위 산하 ‘남북농림수산협력위원회’의 주도적 역할을 기대해 본다.

 

※ 알려드립니다 ※

871호(2019년 10월 21일자) 14면 ‘이태헌의 통일농업’에 지난 원고가 게재됐습니다. 필자 및 독자여러분께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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