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치매, 예방할 수 있는가?

  • 입력 2019.10.27 18:00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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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 두 가지를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암과 치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가장 피하고 싶은 치매 환자가 점차 늘어만 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아직 이 치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부족하여 많은 분들이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찾아오는 병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치매는 결코 어쩔 수 없는 병이 아닙니다. 육체적 질병과 노화를 막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우리는 알고 있듯이 치매 또한 다른 병들처럼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치매란 한마디로 뇌의 노화입니다. 따라서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은 우리가 육체의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운동하며 섭생에 주의하듯이, 이 뇌를 어떻게 하면 축소되지 않게 유지하면서 어떻게 잘 작동시켜 나갈 것이냐로 판가름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첫 번째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은 바로 생각하고 기억하는 즐거움을 일상화하라는 것입니다. 머리를 쓰는 게임이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은 뇌를 젊게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두 번째로 중요시해야 할 것은 자신이 늙었다고 지레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육체적으로는 기능이 좀 떨어졌다손 치더라도 생각만큼은 위축됨이 없이 젊었을 때와 똑같이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 뇌의 젊음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다만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공부나 정신적 노동은, 마치 지나친 운동이나 노동이 우리 몸에 육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것과 같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오히려 치매를 앞당길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이라면 서로 어울려 살며 서로의 생각과 정을 나누며 정서적 안정감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치매 발생 비율이 어울려 사는 노인들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도 바로 이러한 정서적인 교감의 부족 때문입니다. 혼자 살면 정서적으로도 고립되는 것은 물론이고 또 그만큼 뇌를 쓸 기회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어울려 살면서 느끼는 서로에 대한 위로와 사랑은 뇌의 퇴화를 막는 지름길이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뇌를 쓰는 훈련을 강조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기억해야만 할 일이 있습니다. 즉 소프트웨어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하드웨어가 필수적이듯이 아무리 생각을 잘 하고 싶어도 뇌에 원활한 영양이 공급되지 못한다면 뇌가 위축돼 생각하는 일에 지장을 받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육체적 운동을 많이 하고 싶어도 근육이 발달해 있지 못하면 그 운동을 감당할 수 없는 것처럼, 뇌가 위축돼 있으면 뇌 운동을 많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치매환자의 뇌 사진을 보면 정상인에 비해 뇌 실질이 크게 위축돼 빈 공간이 눈에 띄게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뇌를 쓰는 훈련도 필요하지만 우선 뇌로 가는 혈액의 흐름을 잘 유지하여 뇌에 필요한 양분을 잘 공급해 하드웨어, 즉 뇌 실질을 보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뇌를 위한 마지막 조언은 바로 노인이 될수록 육체적 운동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걷거나 뛸 때 우리 몸의 혈액은 더욱 활발히 순환하여 뇌세포에도 충분한 혈류를 제공하게 되며 이를 통해 뇌세포의 건강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먹거리는 우리 뇌의 하드웨어를 갖추기 위한 필수적인 활동인 것입니다. 이러한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적절히 뇌를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적 훈련을 유지시켜 나간다면 ‘치매가 노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병이다’란 생각도 바뀌게 될 것입니다.

자칫 뇌 운동을 한다고 가만히 앉아서 화투나 치고 있으면 다 되는 걸로 착각하지 마시고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맑은 야외로 나가는 것이 치매 예방에는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바로 육체적 운동과 정신적 활동의 조화 속에 치매 예방의 답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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