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농업 외길에서 만난 꿈 ‘대산농촌문화상’

제28회 대산농촌문화상 시상식 열려
권혁기·가농 안동교구·안철근씨 수상

  • 입력 2019.10.27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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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대산농촌문화상 시상식이 지난 2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가운데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박은우 심사위원(서울대 교수) , 안철근 경남농업기술원 연구사, 안희문 가농 안동교구 대표, 권혁기 왕산종묘 대표, 진영채 대산농촌재단 이사장이다.
제28회 대산농촌문화상 시상식이 지난 2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가운데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박은우 심사위원(서울대 교수) , 안철근 경남농업기술원 연구사, 안희문 가농 안동교구연합회 대표, 권혁기 왕산종묘 대표, 진영채 대산농촌재단 이사장이다.

 

“감자 농민들을 기쁘게 하고 국내 감자산업을 위해 땀을 쏟았더니, 꿈에서도 상상 못한 이 상 앞에 서 있다.”

지난 2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28회 대산농촌문화상 시상식에서 농업경영부문 수상자 권혁기 농업회사법인 왕산종묘 대표의 수상소감이다. 이날 농촌발전부문에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농업공직부문에 ‘안철근 경남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까지 모두 3개의 상이 수상자들에게 돌아갔다. 수상소감의 공통단어는 ‘꿈’이었다. 고달프고 때론 힘에 부쳤지만 묵묵히 걸어온 농업 외길에서 만난 생각지도 못한 영광이기도 했다.

대산농촌재단(이사장 진영채)은 매년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의 가치를 높이는 데 탁월한 업적을 세운 인사를 선정해 ‘대산농촌문화상’을 시상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1월부터 추천을 받아 부분별 심사와 본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 심사도 농사처럼 1년의 공력을 들이다 보니 수상자들의 영예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권혁기 왕산종묘 대표는 40년 감자산업에 매진하면서 우량 씨감자의 안정적 생산 공급에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1978년 미국에서 도입된 감자 ‘수미’ 품종이 국내 보급종으로 선발된 이후 재배면적의 90%를 점유했으나 퇴화에 대비해 2005년 육종을 시작했다. 권 대표의 대표적 육종품종은 ‘단오’다. 수미보다 수량성, 내병성, 상서율(굵어지는 정도) 등이 뛰어나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있다. 이외에도 ‘백작·왕산’ 등 신품종을 개발했으며 ‘새봉·홍영·자영’과 같은 씨감자 13종을 생산·공급해 감자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가농 안동교구는 1978년 설립돼 42년간 시대적 흐름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과거 독재정권에 맞서는 활동부터 최근 친환경 학교급식·로컬푸드 등 안전한 먹거리 체계를 구축하며 도농협력형 친환경농업 모델을 확립하고 있다.

안희문 가농 안동교구 대표는 “기쁘고 떳떳한 마음으로 도농이 함께 건강한 식단을 차리는 공동체를 지향한다”면서 “13개 분회 92개 농가 부부회원들과 오늘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도농이 상생하는 것이 우리의 꿈이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안동에서는 40여명이 시상식에 참가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안철근 경남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는 파프리카 품종개발과 재배기술에 25년 연구세월을 쏟아 부었다. 1993년 국내 보급돼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파프리카 종자는 농가에 큰 부담이 됐다. 소규모 파프리카 농가들의 소득 안정을 위해 과일처럼 먹을 수 있는 ‘미니파프리카’에 주목한 안 연구사는 우리 기후환경에서 잘 자라는 ‘라온’ 등 13종의 품종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안 연구사는 “파프리카를 잘 모르면서 파프리카를 만들었다. 농업공직자 누구라도 꿈꾸는 상이다. 그 상을 받다니 아직도 꿈꾸는 것 같다”면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농업에 희망이 있냐는 질문을 받는다. 영화 ‘안시성’의 한 대사처럼, 이길 수 있는 전쟁에서만 싸우는 것이 아니다. 뒤돌아보면 힘들고 고달팠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역대 수상자들과 올해 수상자, 지인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치러진 이날 시상식에서 진영채 대산농촌재단 이사장은 “올해도 잦은 태풍과 농산물 가격폭락,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까지 농민 개인의 노력이나 능력만으로 극복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었다. 이럴 때일수록 농업·농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대산 신용호 선생의 뜻을 이어 공익사업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산농촌재단은 1992년부터 대산농촌문화상 수상자 선정 외에도 해외농업연수, 농업실용연구지원, 차세대 농업인재양성 등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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