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꾸준한 개량 없이 수상도 없어”

박태화 제22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 입력 2019.10.27 18:00
  • 수정 2019.10.28 00:09
  • 기자명 장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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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란 쉽지 않다. 두 분야라면 더욱 어렵다. 하지만 이를 해낸 사람이 있다. 제22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 수상자인 박태화 크로바농장 대표다. 박 대표는 유자로 유명한 고흥의 유자명인이다. 이번 수상으로 한우 전문가라는 타이틀도 얻게 됐다. 수상축은 생체중량 791㎏, 도체중량 499㎏, 등심단면적 134㎠, 육량지수 73.1의 성적으로 최종등급 1++A를 받아 지육 ㎏당 12만원에 낙찰됐다.

박 대표의 수상은 조금 남다르다. 참가 2회 만에 최고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첫 참가에 대회추진협의회장상을 받고 바로 다음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심지어 한우 사육경력도 상대적으로 길지 않다. 경력을 극복한 노력 및 비결을 알고자 지난 19일 그를 만났다

전남 고흥 크로바 농장 대표 박태화씨.
전남 고흥 크로바 농장 대표 박태화씨.

수상 소감 부탁드린다.

지금의 결과가 있기까지 아내의 도움을 전적으로 받았다. 내가 하는 사업을 믿고 묵묵하게 따라 와주셔서 감사하다. 또한 종축개량협회·한우업계 관계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유자를 키우다 한우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1986년도부터 유자를 재배하다 20년 전 유기농으로 재배방식을 전환했다. 좋은 유자를 생산하기 위해선 좋은 퇴비를 사용해야 한다 생각했고, 이는 한우 사육으로 이어졌다. 이왕 할 것 최고급육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9년 전 한우를 시작했다. 이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늦게 시작한 편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있었나.

다른 농가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부를 많이 했다. 도에서 운영하는 한우반, 순천 마이스터대학, 무안 농업기술센터 등 전국을 다니며 교육을 받았다. 지금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론교육뿐만 아니라 한우를 잘 기르기 위해 여러 선진농장을 견학했다. 그 경험들이 실질적으로 매우 도움이 됐다.

개량도 격차를 줄이는데 큰 몫을 했다. 훌륭한 개량한우는 농가의 축산 수준을 10년은 빨라지게 한다. 처음 소를 시작할 당시 송아지는 80~1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개량이 잘 된 소를 평균 가격의 5배를 더 주고 샀다. 당시 나이를 고려해 처음 구매할 때 품질 좋은 소를 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5배 이상 비용을 지불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터무니없는 가격을 주고 분양받는다며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개량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실행에 옮겼다. 과거 아버지가 돼지농장을 하셨다. 80년대 중반에 삼원교잡으로 개량을 했고 육질·성장속도·사료효율 등이 타 농장보다 앞섰다. 그때부터 우수 품종을 선호하게 됐다.

대통령상 수상으로 그 당시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그렇다. 초음파 검사를 2번이나 실시했는데 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예상됐다. 최종 출품하게 된 소는 개량이 아주 잘된 소였다. 9년 전 고가로 산 우량 암소의 손자다. 아무리 좋은 환경, 조건에서 사육되더라도 DNA가 받쳐줘야 한다. 개량 없이 절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개량 이외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환경관리와 사료에 있어 기본에 충실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물과 뛰어놀 수 있는 정도의 환경을 제공했다. 또한 오염된 사료는 과감하게 버리는 등 위생에 신경을 많이 썼다. 사료는 발효사료를 먹인다. 아무래도 유자를 함께 재배하다보니 일손이 적게 들고 품질이 좋은 사료를 찾게 됐다.

한우를 기르며 어려웠던 순간은.

초창기에 소가 원인도 모르고 죽어가던 순간이 기억난다. 사람과 달리 소는 말이 없어 어디가 얼마만큼 아픈지 파악하기 어렵다. 이때 한우를 키우며 가장 곤란했다. 한우를 건강하게 기르려면 세심한 관찰과 애정이 필요하다. 지금은 연차가 늘어 문제파악과 해결이 수월해졌지만 여전히 축산농가와 많은 정보를 공유하며 주의하고 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지금까지 과수원과 축사를 운영하며 국가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따라서 국가에서 추진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

국가에서 여러 귀농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고흥은 귀농인구가 많다. 가능성 있는 귀농인에게 좋은 품종의 소를 한 마리 나눠주고 그 귀농인도 나중에 다른 귀농인에게 소 한 마리를 나눠주며 서로 정착을 돕는 사회환원사업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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