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올해 쌀 예상 생산량 378만톤 … 전년대비 10만톤↓

태풍 ‘타파·미탁’ 피해 반영하면 감소폭 더 늘어
전농 “태풍 피해곡 현실적인 매입가·신속 발표” 촉구

  • 입력 2019.10.20 18:00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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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통계청은 올해 쌀 생산량이 378만톤으로 지난해 보다 10만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생산량 조사가 9월 15일인 탓에 이후 발생한 태풍 타파미탁 피해까지 감안하면 신곡수요량 380만톤에 크게 못 미칠 것이란 현장의 목소리다.

통계청은 지난 15일 ‘2019년 쌀 예상생산량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올해 쌀 생산량을 377만9,000톤으로 내다 봤다. 이는 지난해 386만8,000톤 보다 2.3% 감소한 물량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재배면적이 72만9,820ha로 지난해 73만7,673ha 보다 1.1% 줄었다. 낟알이 형성되는 시기인 7월 상순부터 8월 하순 사이 지난해보다 일조량이 대폭 줄어 이삭당 낟알 수가 적었고, 낟알이 익는 시기에는 제13호 태풍 ‘링링’이 몰아쳐 강수량은 많고 일조가 부족한 탓에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통계청이 이번에 발표한 쌀 예상생산량 조사시기가 제17호 태풍 ‘타파’와 제18호 태풍 ‘미탁’ 발생 이전이라는 점이다. 9월부터 10월초까지 태풍이 3개나 몰아치면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전남지역 벼는 모조리 쓰러지다시피 피해가 발생했다. 또 싹이 나는 수발아 현상이나 백수·흑수 같은 쭉정이도 상당하다는 것이 농민들의 증언이다.

정학철 (사)전국쌀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강원도와 전라도 지역 농민들이 예년보다 20~30% 수확량이 적다고 말한다. 40년 농사에 이렇게 소출이 적은 게 처음이라는 말도 실제 들었다”면서 “태풍 때문에 일조량이 부족하다보니 벼가 여무는 데는 악조건이었다. 통계청과 농경연에서 생산량 발표를 하고 있는데, 지역별 편차가 얼마나 반영될지 모르지만 지금 나온 수치보다 줄어드는 것은 확실하다. 부족분이 얼마냐의 문제다”고 말했다.

윤원습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3개의 태풍 피해를 모두 반영해 375만톤으로 발표했다. 통계청보다 3만톤 가량 생산량을 적게 봤는데, 농촌진흥청 등에서 조사한 수치는 이보다 더 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음달 12일이면 실제 쌀 생산량이 발표된다.

올해 쌀 수급 상황과 함께 관심을 모으는 것이 21일부터 태풍피해 벼 전량수매 방침을 밝힌 정부의 매입가격 문제다.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과 윤원습 식량정책과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과 (사)전국쌀생산자협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농협 RPC 조합장, 태풍피해 지역 도청 관계자 등 10여명이 ‘태풍 피해벼 매입’ 기준에 대해 회의를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학철 쌀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니고 농민단체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오늘 논의한 내용을 장관과 협의해 내일(18일) 피해벼 매입기준을 발표한다고 들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특히 태풍에 쓰러진 벼를 수확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입가에 최선을 다 해달라고 주문했다. 태풍 피해를 입은 벼의 수확작업은 시간이 더 소요돼 200평 작업비 기준 6만원에 2만원을 더 얹어서 작업을 부탁해야 한다. 그마저도 거부당하는 일이 많다는 게 현장의 토로다.

정 정책위원장은 “농가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도 필요하고 피해벼 매입가가 너무 낮아지면 시장가격까지 교란시킬 수 있어서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적 매입가 결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박행덕)은 지난 16일 △태풍 피해벼 매입가 현실화 △매입가 조기 발표 △벼 재해보험 전면 개혁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농은 성명에서 “2019년 공공비축미 1등급 가격 매입 기준 80% 수준으로 태풍 피해벼를 매입해야 한다”면서 “과거 피해곡을 매입했으나 정상가격보다 너무 낮아 수확기 쌀 가격 하락을 방치한 전례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고 정부의 현실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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