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제주도, 도민 주장엔 귀닫고 제2공항 강행하나
국토부·제주도, 도민 주장엔 귀닫고 제2공항 강행하나
  • 강선일 기자
  • 승인 2019.10.18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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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ADPi “기존 공항 활주로 보완으로 항공수요 충족 가능”
제주도민들, 16일부터 광화문서 천막농성 등 상경투쟁 감행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 1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강행 중단! 문재인 대통령 결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제주에서 올라온 도민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제주도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는 내용의 상징의식을 펼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강행 중단! 문재인 대통령 결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제주에서 올라온 도민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제주도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는 내용의 상징의식을 펼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 차려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의 천막농성장. 강선일 기자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 차려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의 천막농성장.
정부의 제주 제2공항 강행 중단을 촉구하는 플래카드. 왼쪽은 박찬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강선일 기자
정부의 제주 제2공항 강행 중단을 촉구하는 플래카드. 왼쪽은 박찬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의 제2공항 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제주도민들이 상경투쟁을 감행했다.

제주도 내 1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비상도민회의)는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16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나아가 비상도민회의는 16일부터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 제2공항 계획 추진에 대해 “환경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과잉개발과 난개발 우려, 높아지는 반대 여론, 도민의 자기결정권 요구와 제주도의회의 공론화 추진 결의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막무가내로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조기에 강행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제주도 국정감사에서 일부 의원의 제2공항 추진 관련 질의에 “그 동안 수차례 공청회를 진행하며 도민 의견을 수렴해 국토부에 전달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밝혔다. 지속적으로 주민들과 소통해 왔다는 게 원 지사 및 제주도청 측의 입장이다.

여기서 잠시 그 동안 제주 제2공항 관련 논의 과정을 보자. 2010년부터 현 제주국제공항이 과포화 상태라는 지적들이 제기됐다. 이에 당시 제주도는 대안 탐색을 시작했는데, 주로 △기존 공항 확장 △기존 공항을 폐쇄하고 새 공항 건설 등 두 가지 안을 중심으로 논의됐다. 일각에서 제2공항을 짓자는 의견도 제기했지만, 2012년 제주도에서 국토연구원에 용역을 줘 진행한 ‘제주공항 개발구상연구’ 결과 ‘제주도에 2개의 공항을 건설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국토부도 이때는 2개의 공항 추진에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2014년 현 원희룡 도지사가 취임한 뒤 상황은 변했다. 2015년부터 공항문제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제2공항 건설’안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원 지사와 국토부는 기존에 가장 유력한 안이었던 기존 공항 확장안 대신 제2공항 건설안을 적극 추진했다.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제주공항 과포화 상태 해결과 관련해 2015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에 연구용역을 맡긴 바 있는데, 그 결과는 ‘기존 제주국제공항의 교차 활주로 개선으로 항공수요 충족’이었다”고 밝혔다.

ADPi 보고서는 제주국제공항 내 기존 활주로와 교차하는 보조활주로의 재가동 및 기존 활주로와의 결합 운용을 통해 2035년에 정점에 이르는 항공수요의 수용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유도로와 계류장의 개선, 관제사·조종사 대상 훈련 과정이 수반돼야 하지만, 제2공항 건설로 인해 드는 막대한 비용에 비해 훨씬 경제적인 방법이 되리란 게 주민들의 입장이다.

문제는 해당자료가 국토부에 의해 은폐된 채 있다가 올해 5월에야 공개됐다는 점이다. 이는 그만큼 국토부와 제주도가 도민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으려 한다는 반증이다.

국토부는 여전히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조기 강행하려는 상황이다. 기본계획 고시를 위해선 그에 앞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국토부는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도 거치지 않은 채 계획을 강행하려 한다.

환경부는 국토부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하면서 국토부의 환경영향평가 내용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일대엔 해양보호생물인 저어새 등이 서식하는 만큼, 정밀조사를 통해 해양생물 보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입지선정과정에서 주민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야 한다는 의견도 담겼다.

제주도민들은 제2공항 문제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제대로 거치자는 입장이다. 비상도민회의는 지난달 도민 1만2,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제2공항 관련 도민 공론화 등을 요구하는 청원의 건’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했고, 제주도의회는 지난달 24일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를 가결했다. 그러나 원 지사는 제주도의회의 가결안을 받지 않고 있다.

박찬식 실장은 “우리가 서울까지 올라와 상경투쟁을 시작한 데는 무엇보다 제2공항 문제를 제주도와 국토부, 도민들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처리해야 한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으로 제2공항 일방추진을 중단하고 제주도의회가 추진하는 제2공항 도민공론화 과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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