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 문 태풍피해 … 적극적인 지원대책 절실
꼬리에 꼬리 문 태풍피해 … 적극적인 지원대책 절실
  • 권순창 기자
  • 승인 2019.10.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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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민들, 해남 태풍피해 배추밭서 기자회견
특별재난지역 선포 및 정부·지자체 대책수립 촉구
제주 농민들도 지원대책 내실화 촉구 성명 발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전례없이 중첩된 태풍피해에 농민들의 생계가 피폐해졌지만 충분한 지원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가 농축산물 피해만으론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힘들다고 설명하고 있어 농민들의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다.

가을·겨울배추 주산지인 전남 해남군은 이번 세 차례 태풍으로 제주에 버금가는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해남군 산이면의 한 배추밭은 흡사 수확작업이 끝난 밭처럼 흙바닥이 드러나고 듬성듬성 시든 배추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인근 어디서든 이같은 피해상황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피해농민 김온호씨는 “겨우겨우 살려왔던 배추들이 태풍 ‘미탁’ 이후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이젠 약을 쳐도 뿌리가 없어 흡수를 못 한다”며 “지금 재파할 작목이라야 보리·밀 정도인데 요 몇 년 보릿값이 40kg에 2만원 정도다. 돈이 될 수가 없는 작목들”이라고 답답해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광주전남연맹, 전국배추생산자협회 전남지부, 전국쌀생산자협회 전남지부 등 전남지역 농민단체들은 지난 8일 이곳 김온호씨의 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단의 지원대책을 요구했다. 가장 절실한 요구사항은 전남 전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다.

권용식 전농 광전연맹 의장은 “연이은 태풍피해로 전남지역 농민들이 최악의 상태에 놓여있다. 공무원들은 우선 조사는 하지만 대책은 없다고 말한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해야만 극심한 생계난을 겪고 있는 전남 농민들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수 전국배추생산자협회장은 “공무원들은 누적된 태풍피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눈으로 보기엔 파란 배추도 언제 망가질지 모르는 상태”라며 “올해 양파부터 시작해 배추·마늘·벼까지 농민들은 전부 신용불량자가 될 판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내년 농사는 전부 포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남지역 농민들이 지난 8일 해남군 산이면의 태풍피해 현장에서 피해지원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민들은 전남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적극적인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전남지역 농민들이 지난 8일 해남군 산이면의 태풍피해 현장에서 피해지원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민들은 전남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적극적인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하지만 주택·도로 등의 시설피해 없이 농축산물 피해만으론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 측 판단이다. 설령 똑같은 피해를 입더라도 작목과 작기별로 피해액이 천차만별이라 피해규모 집계에 한계가 있어 기준피해액 충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시행령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조건에는 기준피해액 조건 외에도 ‘생활기반 상실 등 극심한 피해의 수습 및 복구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재난’과 같은 조건이 규정돼 있다. 농민들은 전남의 피해상황이 이 기준을 충족하고도 남는다고 지적했다.

농민들은 또 기자회견문에서 “단순히 피해 정도에 따른 지원책이 아니라 대체작물 판로 확보 등 피해농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대책을 내놓는 등 국가와 지자체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농 제주도연맹도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피해지원 대책을 촉구했다. 제주도가 휴경보상제 등 피해지원대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농 제주도연맹은 “휴경보상제만으로 현재의 농민생존권과 제주농업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휴경보상제는 수급조절 차원의 정책으로서 일부 기능에 불과하다. 특별재난지역에 준하는 특별지원대책을 마련하라”며 △피해농민 영농자금·대출금 상환연기 및 이자감면 △수확시까지의 농사비용 조건불문 긴급대출 △농어촌진흥기금 특별융자 및 상환연기 △휴경보상제 확대시행 및 재해보험금 조기지급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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