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거래 전환 앞두고 배추가격 불안

가을배추 10kg 1만원선 예상
가락시장 하차거래 전환 고심

  • 입력 2019.10.06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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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국산 배추가 폭락을 맞았지만 야속하게도 중국산 김치 수입은 더 늘어났다. 지난해 수입된 김치를 배추로 환산해 보면 매일 5톤차 360대가 내수시장에 풀린 꼴이며, 가격 하락이 시작된 4분기에 물량이 특히 집중됐다.한승호 기자
가락시장이 연내 배추 하차거래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부실한 배추가격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가락시장 배추 차상거래 모습. 한승호 기자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김경호, 공사)가 가락시장 배추 하차거래를 추진하는 가운데 배추가격이 좀체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 가을·겨울배추 가격하락이 예상되고 있어 하차거래 전환 시점을 잡기 난처한 상황이다.

지난 겨울부터 줄곧 밑바닥에 붙어 있던 배추가격은 추석 이후 반등해 현재 1만5,000원/kg 이상의 도매가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고랭지 일부 지역에서 작황이 무너지고 이른 추석에 출하가 집중돼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다. 10월 중순부터 준고랭지 2기작 및 가을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하면 가격은 다시 하락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이 전망한 10월 평균도매가격은 1만원/kg 내외며 업계 관계자들은 11월 이후에도 쭉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가을배추 포전거래 가격도 평당 6,000~7,000원의 높지 않은 수준이다. 태풍 미탁 피해 또한 아직 크게 두드러지는 바 없어 가격상승 변수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가락시장 차상거래품목 하차거래 전환은 산지에 포장·작업비 상승 등 추가 비용부담을 발생시킨다. 정부와 공사의 지원이 있다 해도 매우 빈약한 수준이다. 지금까진 양파·무·양배추 등 전환 시점마다 때맞춰 높게 올라온 시세 덕에 생각보다 큰 무리없이 진행돼 왔지만 배추에 이르러 부실한 가격이 발목을 잡고 있다. 10kg당 1만원선이면 폭락이라 할 정돈 아니어도 결코 넉넉한 가격이 아니고, 특히 지난해부터 농민들과 상인들이 극심한 손해를 견뎌온 터라 추가 부담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배추는 가락시장에서 마지막 남은 차상거래품목이다. 올해 배추 하차거래 전환을 완수하겠다는 방침을 몇 년 전부터 강하게 피력해온 공사지만 전환 시점을 잡는 데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조심스레 12월 겨울배추부터의 적용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하차거래는 가격이 떨어졌을 때 출하자가 입는 피해에 속수무책이다. 지금 상황으론 올해 시행하는 건 무리”라며 “가격하락 시 물류비 보전대책을 세우고 예약거래를 정착하는 등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설사 가격이 올라온다 하더라도 하차거래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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