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지위 포기는 식량주권·통상주권 포기 행위"

농민의길, “개도국 지위 포기 시 강력한 농민투쟁” 경고

  • 입력 2019.09.30 16:39
  • 수정 2019.09.30 17:01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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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박행덕)이 3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비상 농민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행덕 농민의길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박행덕)이 3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비상 농민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행덕 농민의길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농민들이 세계무역기구(WTO) 농업분야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선택은 주권을 포기하는 일이라며 정부에 개도국 지위 유지를 재차 촉구했다. 이와 함께 농민들은 개도국 지위 포기 시 투쟁으로 문재인정권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박행덕, 농민의길)은 30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비상 농민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농민의길은 “정부의 개도국 지위 포기는 미국의 압력에 따라 식량주권과 통상주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그나마 개도국 지위를 통해 보장받는 국내 농업보조금은 반토막이 나고, 고추·마늘·양파·감귤 등 민감품목에 대한 관세도 크게 낮춰져 농업은 그야말로 산산조각 날 것”이라 밝혔다.

박행덕 농민의길 상임대표(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는 “대통령이 개도국 지위 문제를 비롯한 농업 문제에 있어 바른 길을 못 가도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경제부처 장관들이 오히려 틀어막는 상황”이라며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자는 것은 우리의 자주적 결정권을 포기하고 사대주의의 길로 가자는 것”이라 규탄했다. 박 상임대표는 “개도국 지위 포기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 하야까지 농민 입에서 거론되지 않도록 유념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김옥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 30일 청와대 앞에서 WTO 농업개도국 지위 유지와 농산물 가격폭락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김옥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 30일 청와대 앞에서 WTO 농업개도국 지위 유지와 농산물 가격폭락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김옥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회장은 “개도국 지위를 지키는 건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당시 정부가 약속했던 내용이었는데, 이제 와서 그걸 포기하고서 대안을 만든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이경해 열사가 WTO 반대투쟁을 하다 죽었을 때의 그 마음, 백남기 농민이 농업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죽었을 때의 그 마음을 안다면 개도국 지위는 농민들의 마지막 보루로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재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친농연) 회장은 “UR협상 때도, 쌀개방 때도, 지금 개도국 지위 포기를 이야기할 때도, 농업통상 문제에 있어 정부는 단 한 번도 현장 농민과 상의한 적 없다”며 정부의 소통 부재를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정부는 쌀 관세화 선언 때도 ‘쌀 관세율 513% 지킬 테니 걱정 말라’더니 뒤에선 하지 않아도 되는 밥쌀용 쌀 수입을 했고, 쌀 관세율 관련 통상협상이 마무리되는 상황에서도 단 한 번도 농민에게 협상내용을 설명하고 발표한 적이 없다”며 당장 쌀 관련 협상을 비롯한 대외협상 내용부터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농민의길은 정부가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천명할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이날 기자회견 뒤 전여농은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시위를 시작했다. 향후 농민의길 단체들은 날마다 연이어 1인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음달 7일부턴 개도국 지위 유지·농산물 가격안정대책 촉구 등을 주장하며 천막농성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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