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우황청심원

  • 입력 2019.09.29 18:00
  • 기자명 최정원(정성부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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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정성부부한의원 원장)
최정원(정성부부한의원 원장)

우황청심원 드셔보신 적 있으신가요? 보통 큰 시험 당일이나 면접 보는 날처럼 너무 긴장해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울까봐 걱정돼서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황청심원은 어떤 약이며, 정확하게 언제 먹으면 좋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우황청심원의 사용 분야는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전광(癲狂)증입니다. 전광증은 미치는 병, 말 그대로 정신병이죠. 전광증도 원인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황청심원은 담화로 인한 전광증에 사용됩니다. 화(火)가 너무 많아서 속에서 응결된 것을 담화(痰火)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졸중풍(卒中風)입니다. 급작스런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중풍에 응급약으로 사용됐습니다. 정신이 혼미하고, 목에서 가래가 끓고,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며, 입과 눈이 비뚤어지고, 손발을 잘 쓰지 못하는 증상 등 ‘동의보감’에 중풍의 증상을 하나씩 설명하며 응급처치약으로 우황청심원을 먹으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럴 땐 기도가 막힐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다른 약을 먹이는 것보다 빨리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세 번째는 각종 신경계질환에 통치방으로 사용되는 용도입니다. 심장의 기운이 부족하고 정신과 마음이 안정되지 못해, 기쁘고 성내는 때가 없으며 정신이 혼미한 증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전광증처럼 심하지 않고 가벼운 신경정신질환에 두루 사용됐습니다.

우황청심원은 어떤 약들로 구성돼 있을까요? 이름 그대로 우황이 사용되긴 하지만 가장 많이 사용된 약재는 산약(山藥)입니다. 산약은 ‘마’지요. 산약은 소화기, 호흡기, 비뇨생식기의 기운을 모두 북돋아주는 좋은 보약입니다. 청심원은 효능이 강하여, 산약의 보충하는 기운으로 약효를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우황은 소의 담낭결석입니다. 성질은 차갑고, 해독을 해주는 약으로 분류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약이 사향인데요, 사향은 공진단에도 들어가는 귀한 약재로 몸의 막힌 곳을 다 뚫어주는 소통약입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얼굴로 열이 잘 오르고, 갑작스럽게 혈압도 올라가며, 맥박도 내 의지와 관계없이 빨라지고, 약간의 변비 경향도 있고, 정신도 약간 혼미해서 집중도 잘 안되고 하는 증상들이 우황청심원의 적증입니다. 가벼운 증상이라도 우황청심원을 복용하면 금세 차분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다수의 현대인들이 겪는 증상이기도 합니다.

우황, 서각, 황금, 용뇌 등 우황청심원의 주 약의 성질은 모두 차갑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몸이 너무 허해서 찬 증상에 사용하긴 힘들고, 열이 있는 증상에 사용해야 효과를 발휘합니다. 만약 몸의 순환기능이 너무 떨어지고, 손발이 차며, 맥박도 약한 허한증에는 우황청심원이 오히려 신경의 기능을 떨어뜨려 너무 졸리거나 하는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큰일의 당일날 복용하려고 하지 마시고, 미리 먹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까운 한의원에서 한의사의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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